멕시코를 방문 중인 국회 운영위 소속의원 4명이 5일(현지시간) 멕시코와의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로 인한 타격이 막대하다는 데 대해 한국의 `FTA 지각생'에는 국회 책임도 상당하다며 자아비판성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열린우리당 전병헌, 노현송 의원과 한나라당 이병석, 최구식 의원은 이날 오전주멕시코 대사관(대사 조규형)에서 현지 지상사 관계자들로부터 하나 같이 "멕시코와의 FTA 체결을 꼭 성사시켜달라"는 호소 섞인 주문을 듣고 FTA 체결의 필요성에공감했다.
특히 산자위 소속인 이병석 의원은 "이젠 국회가 나서서 예산정책적 사고를 갖고 FTA 정책을 이끌어나가야 한다"고 `FTA 국회 선도론'을 제시했다.
이 의원은 "솔직히 말해 그간 국회가 지역정치 등에 매몰돼 이념적으로 FTA를지지할 지라도 정작 표결에 들어가면 대부분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졌던게 사실"이라며 "현재 칠레와의 FTA 체결 과정에서 정부 역할의 한계가 드러났고 민간파트도 비슷한 상황인 만큼 이젠 국회가 적극 나서 FTA의 장단점을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병헌 의원은 "여기와서보니 멕시코와의 FTA 미체결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는것을 절실히 느꼈다"면서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역구가 농촌인 의원들의 경우 앞장설 수 없는 딜레마가 있다"고 말했다.
노현송 의원도 정치적으로 농촌이 지역구인 의원들의 경우 FTA 찬성표를 던지기가 쉽지 않고 농민들의 반대도 완강한 것도 사실이지만 국회가 이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
의원들은 멕시코 이민 100주년 사업 점검차 멕시코를 방문 중이다.
한편 이날 모임에서 지상사 관계자들은 멕시코에서 한국 기업은 `완전히 따돌림'당하고 있다며 멕시코와의 조속한 FTA 체결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촉구했다.
조 대사는 "한국은 멕시코에 50억달러를 수출하는데 멕시코의 대한국 수출은 수억달러에 불과한 상황에서 FTA 체결이 쉽게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면서 "그러나 우군 세력을 늘려 FTA 체결 분위기를 성숙시켜 올 9월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을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멕시코 FTA 체결은 멕시코가 2001년 먼저 제의했으나 우리측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더 이상의 진전은 있을 수 없었으며, 이젠 우리가 매달리는 형국이 됐다.
그동안 45개국과 FTA를 체결한 멕시코에서는 자국산업 보호 자원에서 FTA 체결에 신중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져왔다.
멕시코와의 FTA 미체결로 우리 기업들은 현재 타이어 제품 고관세, 정부입찰 공사 진출 봉쇄 등의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 특히 일본-멕시코 FTA가 오는 4월 발효할 예정이어서 가전, 철강분야 업체들도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