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디폴트 위기 몰린 아르헨 정부 "채권단과 직접 협상할 것"

"기한내 못갚는다" 거듭 피력… 다음주 헤지펀드 두곳 만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한 아르헨티나 정부가 결국 채권자인 헤지펀드와 만나 협상하기로 해 사태 해결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아르헨티나 정부 측 변호인인 카르민 보쿠지는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채무조정에 참여하지 않은 채권자들과 다음주에 만나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18일(현지시간) 외신들이 전했다. 아르헨티나 정부 측은 다음주 미국 헤지펀드의 대부인 폴 싱어가 대표로 있는 엘리엇매니지먼트 산하의 NML캐피털 등 채권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그간 헤지펀드와의 협상은 없다는 태도를 보였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측은 이들 헤지펀드에 대해 위기 상태인 경제주체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이른바 '벌처펀드'라고 비판해왔다. 채무에 대해서도 변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전날에도 TV 연설에서 디폴트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채무상환) 강요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대법원이 지난 16일 아르헨티나 정부의 채무조정 신청을 기각하면서 이들 헤지펀드가 보유한 약 150억달러에 이르는 채권을 변제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일단 협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280억달러에 불과한 외환보유액으로는 상환이 어렵다는 것이다. 오는 30일까지 헤지펀드에 채무를 갚지 않으면 아르헨티나는 30일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디폴트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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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협상을 통해 헤지펀드와 아르헨티나 정부가 10여년간 이어온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보일지 주목된다. 유라시아그룹의 다니엘 커너 남미 지역 책임자는 "아르헨티나 정부 측이 뉴욕까지 와서 협상을 하겠다는 것은 디폴트의 대가가 엄청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협상을 통한 해결을 전망했다.

하지만 NML캐피털 측 변호인인 로버트 코언이 아르헨티나 정부의 제안에 대해 "시간끌기인 것 같다"고 말하는 등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아르헨티나 정부는 헤지펀드와의 협상에 들어갈 경우 이미 조정에 합의했던 대부분의 채무마저 (협상 결과와) 같은 조건으로 변제해야 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협상 의사를 밝힌 게 알려지면서 금융시장은 일단 디폴트 위기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다소 상승했다. 이날 아르헨티나 증시인 메르발지수는 2.94% 올랐고 2033년 만기되는 아르헨티나의 달러 표시 국채 가격도 이날 2.4센트 상승한 7.67센트에 거래됐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전날 미 대법원의 결정에 대해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위기가 세계 경제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아르헨티나 외 다른 국가의 채무조정 문제와 관련해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고 우려했다. 이번 결정으로 각국의 채권자들이 채무국의 상황을 확대해석해 채무조정 협상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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