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성공한 벤처기업인의 자질

이러한 급격한 변화와 함께 또 우리의 관심을 끄는 대목은 단시간에 일확천금을 거머쥔 기업가들이 많이 탄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벤처기업을 창업, 그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시장에서 평가받기만 하면 하루아침에 돈방석에 올라 앉는 젊은 사업가들이 여기 저기에서 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많은 젊은이들이 코스닥시장에의 등록을 꿈꾸며 창업의 열기를 불태우고 있다.벤처기업의 창업이 이처럼 활발해지면서 벤처기업인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불기 시작한 벤처열풍과 함께 많은 돈이 벤처자금으로 몰리면서 벤처기업인들의 바람직하지 못한 행태가 언론에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다. 갑자기 큰 돈이 생기자 사무실과 승용차를 고급으로 바꾸고 유흥과 접대비의 씀씀이가 커졌다는 것이다. 벤처 사장만을 받는 룸살롱이 생겨나고 술값도 현찰이 없으면 주식으로도 받는다는 얘기가 들린다. 또 어떤 경우는 일단 기업이 코스닥에 등록돼 주식이 어느 정도 뻥튀기가 되면 자기지분을 팔아치우고 심지어는 회사를 떠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식에 접할 때마다 생각해 보는 것이 성공한 벤처기업인들의 특성이다. 우선 첫째로 들 수 있는 것이 신뢰성이다. 경제환경이 급속히 변하는 상황일수록 신뢰성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오죽하면 벤처기업에 투자할 때 가장 눈여겨 봐야 할 점이 『사장이 누구냐』라고들 하겠는가. 한탕하고 빠지는 자는 한탕에는 성공할 수 있을런지 몰라도 또다른 벤처를 일궈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바티칸의 교황청이나 성 베드로성당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스위스에서 데려온 용병들이다. 이태리에서 뽑으면 여러가지로 편할텐데 구태여 스위스인들을 쓰는 이유는 신뢰성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중 바티칸 교황청이 독일군에 의해 짓밟혔을 때의 일이다. 교황청에 근무하는 다른 사람들은 다 도망갔으나 문을 지키고 있던 스위스 용병들만은 한사람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독일군이 『해치지 않을테니 창을 버리고 도망가라』고 했으나 스위스 용병들은 『계약기간이 아직 남았으니 자리를 비킬 수 없다』면서 버텼다. 이렇게 쌓은 신뢰 때문에 교황청에서는 스위스인을 계속 쓰고 있다. 스위스인의 신뢰성은 스위스 은행들에도 이어지고 있다. 벤처기업인들에게도 가장 요구되는 덕목이 바로 신뢰성이다. 기업이 태동할 때부터 믿고 투자해 준 투자자들에게 믿음을 심어주어야 한다. 둘째로 창의성과 지적재산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위해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은 물론 글로벌 학습의 극대화도 계속 추구해야 한다. 프록터 앤드 갬블(P&G)사가 세제를 개발하면서 찬물 빨래의 최고는 일본인들이며 기름때 빼는 데는 독일인들이 최고임을 알고 이들의 노하우를 제품에 반영한 것은 글로벌 학습의 좋은 예다. 세째, 불확실성과 모호함에 대한 인내력이다. 벤처라는 말 자체가 모험이다. 따라서 위험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하고 위험을 분산시켜 공유할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디지털 경제시대에 접어들면서 벤처기업인들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벤처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벤처창업 1세대들에게서 간혹 볼 수 있었던 조급성·요행성 등을 본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신뢰성·창의성·인내성을 겸비한 기업인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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