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현 대표이사는 ‘펀’을 추구하는 최고경영자다.
항상 직원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박 대표 자신도 마찬가지다.
이유는 간단하다. 고객이 편하고 만족스러운 쇼핑을 하기 위한 기초공사가 바로 직원의 태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고객을 대할 때 직원들이 그 한 사람을 100명의 고객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면서 “그렇게 대하면 그 고객 입장에서는 백화점에 만족하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백화점은 본사 직원부터 협력사원, 파견직원, 주차 및 환경미화 직원까지 워낙 다양한 면면으로 구성돼 있어 컨트롤이 쉽지 않다. 박 대표는 직원이라는 내부 고객을 만족시켜야 외부 고객도 만족시킬 수 있다는 평소 신념 아래 직원들이 신명 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가 강조하는 ‘펀(fun)한’ 근무환경은 광주점장이던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됐다.
월례조회에서 따분한 점장 훈시 시간을 30분에서 5분으로 단축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박 대표는 “광주점장 시절에 훈시를 시작하면 졸음을 참지 못하는 직원들이 수두룩했다”면서 “그때부터 월례조회에서 직원들에게 여러 가지 공연이나 직원 장기자랑 등 엔터테인먼트를 보여주고 훈시는 짧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월례조회 시간에 사랑을 주제로 한 시를 낭송하고 마친 적도 있다. 직원들이 고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해줬으면 하는 생각에서다.
박 대표의 월례조회 방식은 현재 신세계백화점 전국 점포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박 대표는 실적압박으로 풀이 죽은 직원들의 기를 살리는 데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는 직원들에게 실적목표에 끌려가지 말고 ‘멋지게’ 조직을 끌고 가라고 주문한다.
박 대표는 “100이 아니라 95를 해도 멋지게 한다고 생각하고 하면 새로운 전략이 나오고 해법이 따라온다”면서 “목표달성에 실패한다고 해도 멋지게 해보고 실패하면 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경기점과 본점에 이어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린 센텀시티점 등 신규 점포의 점장을 잇따라 맡으며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신세계의 ‘야전사령관’으로 불린다.
그는 신세계에 몸 담은 지 올해로 30년이 됐으며 2009년 대표이사로 취임해 신세계백화점을 이끌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