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 <1416> 리벳공 로지

‘그녀는 역사를 만들고 있다네 승리를 위해 일하면서 비행기 동체에 앉아 있지 그 작은 아가씨가 남자보다도 많은 일을 해낸다네.’ 1943년 초 미국 대중가요의 일부다. 제목은 ‘리벳공 로지(Rosie the Riveter)’. 힘이 많이 드는 리벳 박는 일에 왜 여성스러운 이름인 로지를 갖다 붙였을까. 고용 극대화를 위해서다. 2차대전 참전으로 남자 1,600만명이 전장으로 떠난 일자리를 메울 길을 찾던 미국은 여성 인력에 눈길을 돌렸다. 여자도 중노동을 할 수 있다는 상징이 ‘리벳공 로지’다. 미국 정부의 상징활용 전략은 대성공을 거뒀다. 종전 무렵 여성 노동자가 2,200만명에 달했으니까. ‘세계의 101대 캐릭터 사전’이라는 책자에서는 리벳공 로지를 사상 28번째로 영향력이 큰 가공인물로 꼽는다. 리벳공 로지는 과연 가공인물이었을까. 그렇지 않다. 수많은 여성 근로자들이 자신을 ‘리벳공 로지’로 여기며 일하던 1943년 6월8일, 극적인 기록이 나왔다. 폭격기 생산라인에서 21세 여성 노동자가 6시간 동안 리벳 3,345개를 박아 넣은 것. 남자보다 두 배 이상의 생산속도를 낸 주인공은 마침 이름도 로지(Rosie Bonavita)였다. 영웅으로 떠오른 로지는 연일 언론에 소개되고 루스벨트 대통령의 감사 편지까지 받았다. 미국의 경이적인 전시생산력에는 수많은 여성들의 땀이 배어 있었다. 임금차별을 견뎌내며 전쟁을 승리로 이끈 로지들의 결말은 전후 대량해고. 팽(烹) 당했으나 로지는 여전히 일하는 여성의 상징이다. 오마바 대통령도 자신을 키워준 외할머니를 ‘진정한 리벳공 로지’라고 하지 않았던가. 미래는 여성인력 활용에 달려 있다. 누구나 차별 받지 않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니라면 선진국 진입도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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