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량줄어 값 천정부지…그나마 구하기도 힘들어
"하루종일 산을 헤매도 송이버섯 한 송이 캐기 힘들어요." 경북 봉화군 재산면에서 송이 채취를 주업으로 하는 강대용(48)씨는 예년 같으면 한창 바쁠 계절임에도 요즘 거의 놀다시피 한다. 지난해에는 8월이후 한달 보름동안 50kg이상 수확을 했지만 올해는 5kg 정도 따는데 그칠 정도다.
23일 산림조합중앙회에 따르면 조합공판장에 나오는 송이의 양은 하루 600~700kg에 불과하다.
지난 한달 보름동안 공판장에 들어온 양도 2,135kg에 불과해 지난해 같은 기간(8,903kg)의 4분의 1도 안된다. 이에 따라 송이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송이 구경이 이처럼 어렵게 된 것은 버섯이 한창 나올 시기인 8월이후 비가 오지 않아 습기가 없는데다 온도가 너무 높아 균주가 시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강씨가 송이를 채취하는 재산면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해발 500m이상의 산에서 가장 많이 나왔지만 지금은 500m이상에서는 아예 송이를 구경조차 할 수가 없다.
수확량이 줄어들면 가격이 치솟는 것은 당연지사. 산림조합 공판장에서 거래되는 1등품은 kg당 38만원선으로 지난해 이맘때의 18만원에 비해 2배이상 뛰었다. 등외품도 16만원을 넘어 지난해(5만5,000원)의 3배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일본으로의 수출도 거의 끊어지다시피 한 상태다. 일본에서는 kg당 2만5,000~3만엔(27만5,000~33만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국내 시세가 이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업체들이 수출을 꺼려 요즘은 상담조차 뜸하다.
그렇다고 시중에서 송이 구경이 쉬운 것은 아니다. 송이 1등품은 현재 서울의 백화점에서 kg당 6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그나마 물건을 구하지 못해 아예 판매를 하지 못하는 백화점도 생겨나고 있다.
오철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