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엄마… 어린이 집 무서워”

엽기적 아동학대 원장 구속 `원장선생님 말을 듣지 않아 다섯끼를 굶었다.` `빨래를 제대로 안해서 땅에 손을 짚고 동물처럼 계단오르기를 50번 하고 회초리도 맞았다.`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 맡겨진 장모군(11ㆍ초등학교 4학년) 남매의 일기장에는 원장으로부터 당한 가혹행위 사례가 생생하게 적혀있다. 26일 인천경찰청 여경기동수사반에 의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이 어린이집 원장 A(51ㆍ여)씨와 불구속입건된 A씨의 딸(31)과 아들(30)이 장군 남매와 일부 원생들에게 가한 가혹행위는 충격적이다. 어린이집에는 장군과 여동생(7ㆍ초등학교 1학년)을 비롯, 모두 15명(유치부 10명, 초등부 5명)이 함께 생활했다. A씨는 장군이 친구를 모함했다는 이유로 수세미에 빨래 비누를 묻혀 입을 닦는가 하면 거짓말을 했다며 1시간동안 절을 하도록 하는 벌칙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한자쓰는 순서가 틀렸다며 양손으로 땅을 짚고 동물처럼 네발로 계단을 200번 가량 오르내리도록 했으며 늦잠을 잤다는 이유로 무술수련용 봉으로 30대 가량을 때리기도 했다는 것. 장군의 여동생은 어린이집에 다니고 싶지 않다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오후 9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4시30분까지 A씨 아들딸의 감시 아래 잠을 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편식을 했다며 밥을 한 숟가락만 주자 배가 고파 길에 떨어진 음식물을 주워먹었다가 마대자루로 엉덩이를 50대 가량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은행원으로 맞벌이 부부생활을 하고 있는 장군의 부모가 이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긴 것은 7년 전. “아이들을 잘돌봐 준다”는 이웃들의 말을 듣고 당시 네살인 아들을 한달 35만원의 보육비를 주고 보냈다. 99년에는 동생도 오빠를 따라 맡겼다. 맞벌이 부부라 밤늦은 시간에 아이들을 데리러 가자 어린이집에서는 “바쁘면 아이들을 그냥 놔두라”며 선심을 베풀어 2년 전부터 아이들은 주말을 제외하고 대부분을 어린이집에서 생활했다. 그러나 부모들의 발길이 줄어들자 원장은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주말에 집에 간 아이들이 “원장이 우리를 심하게 대한다”고 말해 따지면 원장은 “아이들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며 오히려 부모를 설득했다. 장군의 부모는 “어린이집에서 약간의 체벌이 있는 줄 알았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며 뒤늦게 후회했다. 결국 A씨는 장군의 여동생이 가혹행위로 인해 걸음걸이가 이상한 것을 발견한 담임 교사가 아동학대센터에 신고해 경찰에 검거됐다. 그러나 A씨는 경찰에서 체벌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였다”고 항변하고 있다. <인천=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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