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업계 경영난 갈수록 심화
플라스틱 업체들의 가동율이 최근 15%이상 낮아지고 매출액도 대폭 감소하는 등 갈수록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업체들이 하반기 이후 건자재등 내수시장의 급격한 위축으로 가동율이 상반기보다 15% 이상 줄어든 60%선에 그치고 있었다. 특히 일부 업체의 경우에는 가동율이 40%선을 밑도는 등 지난 국제통화금융(IMF) 한파 때보다 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침체가 계속되면서 매출액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많은 업체들이 최근 넉달사이 매출액이 20%이상 떨어졌고 지난해와 비교하면 30%이상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어려움은 현장에서 더욱 분명히 드러난다. 서울 구로에서 산업용 포장재를 생산하는 A사는 최근 직원을 10명이나 퇴사시켰다. 전체종업원이 40명인 점을 감안하면 25%나 감원한 셈이다. 주문량이 평소에 비해 절반수준에 그치고 있고 매출액도 상반기에 비해 30%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P사장은 "지난달에는 가동율이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었고 앞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며 "재고물량도 지난해보다 50%이상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용기를 생산하는 인천 부평의 B사도 사정은 마찬가지. 매출액은 최근 두달사이에 월 8,000만원대에서 5,500만원대로 급속히 감소했다. 그나마 수출이 지난해보다 10% 조금 넘게 증가했기 때문에 이를 보전할 수 있었지 그렇지 못했다면 절반에도 못미치는 매출액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K사장은 "요즘은 워낙 경쟁이 치열해 수출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내년에는 월판매액이 4,000만원까지 줄어드는 상황도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생활용기를 만드는 T사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내년초에는 생산라인을 멈춰야 할 지도 모른다. 더 이상 원자재를 구매할 자금이 없기 때문이다.
한관계자는 "매출부진으로 지금 두달째 임금을 못주고 있으며 최근에는 자금부족으로 원자재도 재대로 구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내에는 한두달내에 회사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프라스틱조합의 한관계자는 "내수시장은 하반기 이후 그야말로 죽을 쑤고 있을 정도로 엉망이고 가동율과 매출액은 IMF 때 수준으로 줄었다"고 설명하고 "특히 어느 특정분야가 아닌 전품목에 걸쳐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송영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