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빠른 소비회복과 수출확대가 성장견인

4분기 지표 더 나아질 듯…체감경기는 여전히 부진

소비지출이 빠르게 회복된데 힘입어 3.4분기 경제성적표가 기대 이상으로 좋게 나와 경기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수출도 증가율이 더 확대되면서 성장의 확실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고 설비투자도 나아질 것으로 예상돼 4.4분기 성장률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따라서 연간 3.8% 성장률 전망치는 무난하게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수회복의 이면에 소비의 양극화 현상은 지속되고 있으며 교역조건 악화에 따른 국민총소득 증가세가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이는 등 체감경기 회복이 여전히 불투명한 것이 숙제다. ◇3.4분기 실적, 기대 이상 3.4분기 실적은 `당초 예상보다 조금 나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는 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훨씬 더 양호한 결과가 나왔다. 지난 7월 한은은 하반기 경기전망치를 내놓으면서 내부적으로 3.4분기 GDP 성장률이 작년동기 대비로 4.0%, 전분기 대비로 1.4%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속보치로 작년동기 대비 4.4%, 전분기 대비 1.8% 성장이라는 결과는 민간연구 기관과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웃도는 수치다. 특히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1.4분기 0.4%, 2.4분기 1.2%, 3.4분기 1.8% 등으로계속 높아지는 추세여서 성장의 모멘텀이 힘을 더해가는 양상이다. 작년동기 대비 성장률이 4% 중반대라는 것은 여전히 잠재성장률 수준에는 못미치는 것이지만, 전분기 대비 성장률 1.8%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7%대에 달한다. 건설부문은 여전히 부진하고 설비투자 회복은 아직 더딘 것이 문제지만 이는 이미 충분히 예견됐던 부분이다. 이러한 가운데 3.4분기에 기대이상의 성장세를 나타낸 것은 소비회복의 속도가빨라진데다 수출이 여전히 탄탄하게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간소비 회복세 예상보다 빨라져..소비.수출이 성장 견인 민간소비 지출은 3.4분기에 4.0%가 늘어나 신용카드 남발에 따른 인위적 소비진작의 거품이 남아 있던 2002년 4.4분기의 5.5% 이후 11분기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기록했다. 민간소비 회복에는 무엇보다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내구재 소비가 크게 기여했다. 한은 관계자는 "소비가 회복세에 접어든 것은 분명하지만 3.4분기에 이처럼 빠른 회복세를 보인 것은 기대밖"이라면서 "그동안 장기침체를 보여온 자동차 판매가호조를 보인 것이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물량을 기준으로 한 재화수출은 13.5% 증가, 1년만에 두자릿수의 증가세를 회복했다. IT(정보기술)경기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서도 수출이 다시 호조를 보인 것은기계류와 조선, 철강 등 중화학부문의 수출이 고루 선전하고 있기 때문으로 한은은분석했다. 특히 고유가로 인해 석유화학제품의 수출가격이 높아진 가운데 수출물량이 증가한 것이 3.4분기 수출증가율 확대를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한마디로 말해 건설과 설비투자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소비와 수출이 성장을견인한 것이다. 지난해 극심한 내수부진속에 수출이 유일한 성장의 버팀목이었던 것과 비하면 성장의 내용이 한결 개선된 셈이다. ◇4.4분기는 더 호전 전망..연간 성장률 전망치 달성 무난할 듯 이러한 회복세는 4.4분기중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은은 하반기중 4.5% 성장하고 연간으로 3.8%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당초에는 3.4분기 4.0%, 4.4분기 5.0% 정도로 해서 하반기에 4.5% 성장세를 내다봤던 분석과 비교하면 하반기에는 4.5% 이상도 기대해볼만 하다. 한은은 "낙관할 수는 없지만 경기의 특징상 한번 좋아지면 가속도가 붙기 때문에 4.4분기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몇몇 대기업들이 4.4분기중 대형 설비투자를 집행할 계획이고 항공기와 철도차량 등 운수장비 도입도 연말에 비교적 큰 규모로 예정돼 있어 3.4분기에 4.2%를나타낸 설비투자 증가율이 4.4분기에는 더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소비와 수출 증가세가 돌발요인에 의해 꺾이지 않는 한 4.4분기 성장률은 3.4분기 수준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연간 성장률도 전망치인 3.8%를 무난히 달성하거나 이를 약간 웃돌가능성도 엿보인다. ◇무역손실 급증..체감경기와 괴리는 여전 이러한 지표상의 회복에도 불구, 여전히 체감경기는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보인다. 김병화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소비회복의 내용을 살펴보더라도 대형TV의 판매가크게 늘어나는 등 고소득층의 소비는 빠르게 증가하는데 비해 저소득층의 소비지출회복은 뚜렷하지 않다"면서 소비회복의 양극화 현상이 계속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교역조건 악화로 인한 실질무역손실은 3.4분기중 12조6천87억원을 나타내사상 최대규모의 무역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3.4분기중 국내총소득은 0.2% 증가에 그쳐 체감경기 회복을 가로막고있다. 물론 교역조건 악화의 배경 가운데 IT제품의 기술발전에 따른 단가하락과 국제유가 상승이 크게 작용하고 있어 이를 단순히 소득증가를 둔화시키는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그러나 경기회복의 온기가 고소득층에 집중적으로 퍼져나가고 저소득층은 여전히 냉기를 느낀다는 점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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