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틀의 합의는 이뤄진 것으로 보이지만 우투증권의 프랑스 사업 소송 손실 처리가 발목을 잡았다. 문제는 이 사안이 양측의 신뢰 문제로까지 번지면서 협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초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던 NH농협금융과 우리금융의 우투증권 패키지 매각 협상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농협금융의 핵심관계자는 "현재 상태로라면 협상을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4일 열린 이사회에서 대신증권과의 우리F&I 매각 안건 외에 우투증권 패키지 매각안도 함께 올릴 예정이었으나 NH농협금융과의 갈등으로 매각안 상정을 연기했다.
우투증권 패키지 매각 협상의 막판 쟁점은 우투증권이 프랑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과 관련해 진행 중인 소송의 손실 문제다. 프랑스 기업과 소송을 진행 중인 우투증권은 최근 1심에서 패소 판결을 받아 수백억원대의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최종 판결은 2년 후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금융은 이와 관련해 소송에서 입을 수 있는 추가 손실을 피할 수 있는 면책 조항을 계약서에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우투증권 패키지 매각 가격을 1조500억원 수준까지 낮춘 것으로 알려졌지만 프랑스 소송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손실은 현재 시점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별개로 취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농협금융은 특히 협상 과정에서 우리금융이 보여준 태도를 문제 삼아 면책조항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프랑스 사업과 관련한 감정평가 자료와 재판 결과를 우리에게 제대로 전달해주지 않았다"며 "협상 과정에서 신뢰 문제가 생기고 있어 보호 장치를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이미 예비실사와 가격협상 과정에서 소송 문제가 충분히 알려졌다며 면책 조항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큰 틀에서 합의된 매각 가격에 이미 충분히 반영된 문제이며 프랑스 소송 문제도 항소심에서 이길 가능성이 더 크다는 논리다.
양측이 이 문제를 두고 계속 실랑이를 벌일 경우 우투증권 패키지 매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농협금융의 인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조만간 양측이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농협금융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매각에 따른 시너지 측면에서 볼 때 깨지기 힘든 협상"이라며 "양측이 합리적으로 이 문제를 조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