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하이닉스 "과거에 발목 잡히나" 긴장

"현재와 무관" 항변 불구 中공장설립등 현안 차질 가능성 배제못해

하이닉스반도체가 ‘분식회계’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경영 정상화 행보가 예정대로 전개될지 주목되고 있다. 하이닉스는 일단 옛 현대전자 시절의 얘기로 현 경영진이나 재무제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이번 사태가 미칠 향후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채권단 지원을 발판 삼아 4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한 데 이어 비메모리 부문 매각, 중국 반도체공장 설립 등 정상화를 위한 중요한 계기를 맞고 있는 시점에서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20일 오전 일찍부터 긴급 대책회의를 가진 직후 공식 입장발표를 통해 “분식회계로 인한 과거의 모든 문제점들은 이미 시정 및 해소됐고 현재 회사의 재무제표에는 더이상의 부적절한 회계사항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안이 현 경영진이나 회사운영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며 전략적 과제의 진행과 경영 정상화 추진은 일관되게 실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하이닉스측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분식’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회사의 신뢰도나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금융감독원 조사결과 지난해에도 5,681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계정과목을 잘못 적용하거나 주석을 부실하게 기재하는 등 회계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밝혀진 것을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 금감원이나 검찰 등의 조사결과 사안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거나 채권단이 분식회계를 빌미로 문제를 제기할 경우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채권단은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은 회계자료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외부의 조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사실상 파악이 어렵다”며 “그동안의 채권단 의사결정이 잘못된 회계정보에 의한 것이었는지 여부는 추후 논의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식의 결과가 아닌 과정을 놓고 외부에서 자칫 문제로 삼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가 “현재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하이닉스의 거듭된 주장에도 불구하고 비메모리 매각이나 중국 공장설립 등 중요한 현안들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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