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 차한잔] 디아지오코리아 김종우 대표 "위스키 '윈저' 글로벌 브랜드 육성" 이효영 기자 hylee@sed.co.kr “올해는 한국 위스키 대표 브랜드인 ‘윈저’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는 해외 공략의 원년이 될 것입니다. 이와 동시에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상품을 한국에서 직접 개발하는 현지화에도 주력할 계획입니다.” 지난 3월 초 디아지오코리아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종우(46ㆍ사진) 대표가 글로벌화와 현지화 전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디아지오는 위스키부터 보드카ㆍ럼주ㆍ테킬라ㆍ와인ㆍ기네스맥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전세계 80여개국에 진출해 있는 세계 1위 주류업체다. 그중 디아지오코리아는 한국 위스키 시장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 힘입어 전세계 디아지오 법인 가운데 상위권에 드는 핵심 법인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초부터 디아지오 아시아ㆍ태평양 영업총괄 사장을 맡아오던 중에 지난 3월 송덕영 회장이 타계하자 곧바로 디아지오코리아 대표로 취임했다. 미국 미시간대에서 MBA를 마친 후 씨티은행 한국존슨에서 잠시 일하다 필립모리스로 옮겨 4~5개국의 해외 사업장을 거친 김 대표는 디아지오코리아 대표를 맡으면서 14년 만에 한국에 들어왔다. “초등학교 졸업 후 줄곧 해외에 살았지요. 한국에서 1년 정도 대학(연세대)을 다니고 군 복무를 한 기간을 빼면 거의 해외에서 지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아지던 차에 돌아오게 돼 개인적으로 매우 흥분돼 있습니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아시아ㆍ태평양 영업총괄 사장을 맡으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윈저의 세계화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윈저를 중심으로 한 수출팀을 새로 발족하고 디아지오 글로벌 본사와 긴밀한 협조 체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규모로 성장한 한국 주류 시장에서 검증받은 브랜드인 윈저를 적극적으로 수출할 것입니다. 우선 한류 바람이 거센 일본ㆍ중국ㆍ베트남ㆍ필리핀ㆍ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을 먼저 공략한 후 장기적으로 미국ㆍ남미ㆍ유럽 등의 시장도 개척할 계획입니다.” 디아지오코리아의 전략상 윈저의 글로벌화가 한 축이라면 또 다른 축은 국내 소비자 입맛에 맞는 브랜드를 자체 개발하는 현지화 전략이다. “국내 주류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이제 양보다는 질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는 그는 “디아지오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도수가 낮은 증류주, 고급 위스키 등 한국적인 제품 개발을 시도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출시해 시장 테스트 중인 증류주 ‘자작나무’도 이 같은 시도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디아지오가 갖고 있는 특정 와이너리에서 한국인 입맛에 맞는 와인을 개발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김 대표는 덧붙였다. 디아지오 본사에서도 글로벌 신제품 개발팀의 지원 등을 통해 현지화 전략을 적극 지원해주고 있다고 한다. 접대비실명제ㆍ성매매방지법 등으로 주류, 특히 위스키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해지고 있어 앞으로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궁금했다. 김 대표는 위스키의 경우 전체적인 양은 다소 줄어들 수 있겠지만 고급 수요는 한층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윈저21년에 이어 경쟁업체들도 21년산 위스키를 속속 출시한 상황이어서 17년산 이상의 슈퍼프리미엄급 시장은 경쟁이 심화되는 만큼 수요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니워커 블루라벨 킹조지 5세 등 명품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와인ㆍ보드카 등 다른 주류가 위스키의 감소량을 보충할 만한 신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위해 디아지오코리아는 1월 프랑스의 ‘비앤지(Barton&GuestierㆍB&G)’, 미국의 ‘보리우 빈야드(Beaulieu Vineyard, BV)’, 호주 ‘아키앤젤(Archangel)’ 등 10여개 와인 브랜드를 론칭, 국내 와인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출시 3개월여가 지난 현재 와인 반응은 좋은 편이다. 김 대표는 와인과 함께 국내 칵테일 시장도 커질 것으로 보고 칵테일의 베이스가 되는 각종 리큐르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해외 경험을 한 소비자가 많아지고 바 문화가 확산될수록 칵테일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20여년 동안 조니워커 바텐더 스쿨을 운영해온 디아지오코리아는 호기를 맞게 될 거라고 봅니다” 이 같은 전략을 통해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 4,000억원의 매출을 오는 2011년 2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김 대표는 해외 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폭탄주에는 아직 익숙하지 않고 주량은 위스키 온더록을 4~5잔 즐기는 수준이라고 한다. “한국 법인을 이끌게 된 데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그는 “앞으로 주류 시장에서는 물론 소비재 시장 전체에서 디아지오코리아의 위상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 경영철학과 스타일 - 즐거운 일터·주인의식 강조 김종우 디아지오코리아 대표는 디아지오(DIAGEO)의 기업 모토를 좋아한다. DIA는 day, GEO는 world라는 본래 의미를 살려 'Celebrate Life! Everyday, Everywhere'가 디아지오의 기업 모토다. 김 대표도 기업 모토에 걸맞게 즐겁게 일하는 기업문화를 살리는 것이 목표다. 특히 김 대표가 디아지오코리아 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기업문화는 직원 중심의 회사 분위기를 만들자는 것이다. "누구나 주인의식(오너십)을 갖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자율적인 경영 스타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취임 초기인 만큼 직원들과의 스킨십 경영을 통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직원들의 얘기를 듣는 자리를 좋아한다. 일주일에 2~3군데씩 지방 지점을 순회하고 있으며 본사 직원들과도 점심ㆍ저녁 등 시간 나는 대로 삼겹살에 '자작나무'를 마시면서 접촉 기회를 늘리고 있다. 그는 또 "소비재 회사는 '소비자 지향의 제품'을 개발하는 게 가장 중요한 철학이라고 생각한다"며 "세계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소비자를 만나면서 쌓아온 오랜 경험을 국내 실정에 맞게 접목시켜 국내 소비자에게 가장 적합한 제품을 내놓고 싶은 게 내 꿈"이라고 말했다. 디아지오의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한층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디아지오코리아가 건전음주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쿨드링커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 연내에 또 다른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전개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기업, 존경받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입력시간 : 2007/04/10 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