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실의 계절을 실감나지 않게 하는 정쟁이 이어지고 있다. 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를 둘러싼 이해 다툼에서 SK그룹 비자금 수사에 이르기 까지 각 정파간 갈등이 구조화하는 분위기다. 지난 9월 수출이 `사상최대`를 기록하고 경기동행지수가 상승반전하는 등 다소 나아질 기미를 보이는 경제는 정쟁에 묻혀버리는 것 같다.
이번 주에도 송 교수 처리 문제와 파병, 정치자금 수사와 관련된 국론분열 양상이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쟁은 지난 주 국무회의가 의결한 태풍피해 복구를 위한 2차 추경예산안 심의ㆍ의결 일정마저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여론이 비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핵문제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주말 영변원자로 재가동과 폐연료봉 처리 강행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미국이 행정부의 안정보장-의회 결의-다자간 협약 등으로 연결되는 다단계 해결책을 제시하는 등 어느 때 보다 유연한 대응을 보이고 있지만 잊을 만 하면 다시 고개를 드는 고질적 악재에 시장은 신음하고 있다.
그러나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국제협력은 가닥을 잡아가는 상황이다. 미국내 온건파의 목소리가 여러 갈래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이 우선 고무적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6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아세안+3(한ㆍ중ㆍ일) 정상회담에서 한ㆍ중ㆍ일 3국 정상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스(SARS) 재발을 우려하는 중국은 이번 회의에서 `역내 전염병 감시망 구축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귀국 직후인 9일 또는 10일 공석인 감사원장 후보자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수산부 장관 자리도 함께 채워질 가능성도 높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9일 열린 예정인 금융통화위원회다.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3%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추가금리인하 논의가 조금씩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금통위가 금리를 당장 내릴 가능성은 거의 없는 편이지만 통화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향후 금리인하에 대한 강한 부정이 없는 한 금리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향후 시장 금리의 방향성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금통위 발표문의 행간을 꼼꼼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아침 저녁으로 차가운 공기가 감도는 날씨는 이번주에도 이어진다는 기상예보다. 절기도 이슬이 찬 공기를 만나 서리로 변한다는 한로(寒露)를 맞는다. 건강에 유의할 때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