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체와 결탁 "뒷돈"소문까지

기업체와 결탁 "뒷돈"소문까지일부 엔젤클럽 투기판 변질우려 엔젤클럽은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자금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벤처기업과 이들 기업에 조기 투자해 고수익을 올리고자 하는 개인투자자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지난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났다. 완전 민간자율로 운영되기 때문에 운영에 대한 법규정이 없는 상태. 기업체에 대한 정보력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를 고려해 공신력 있는 기관을 중심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로 「대박」을 터뜨린 사례가 알려지면서 엔젤클럽도 늘어나 전국에서 40여개 이상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금까지 엔젤클럽을 통해 투자유치를 받은 기업은 130여개에 유치금액은 1,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가 된 증권거래법상 유가증권 신고규정은 개인 소액투자자 보호를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최근 문제가 된 기업처럼 투자희망 업체나 개인투자자, 엔젤클럽 운영자는 대부분 이 법규를 모르고 있다. 엔젤클럽이 불법의 온상으로 전락할 위험을 안고 있는 셈이다. 설사 이 규정을 제대로 알고 있다 하더라도 기업체를 사후관리할 수 없는 현실상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K엔젤클럽 관계자는 『엔젤클럽을 통해 투자유치를 받은 기업체가 추후 또다시 자금유치를 받아 이 규정을 어길 경우 우리도 방법이 없다』고 실토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 규정이 벤처기업의 고속성장을 가로막는 장애가 된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규정대로 신고를 하면 되지 않느냐는 반문에 대해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이마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하소연도 있다. 관련서류가 복잡하고 절차가 까다로워 증권사 등 전문기관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시간소모는 차치하고 비용만 1억원이 소요된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큰 돈이다. 엔젤클럽과 기업체와의 결탁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업평가 능력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는 기업정보를 업체와 엔젤클럽이 제공하는 것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인터넷을 통한 자금유치는 말할 것도 없고 오프라인 엔젤클럽에 참가하는 투자유치 희망업체도 경쟁사 현황, 세계적인 기술의 흐름, 대주주 지분변동 현황 등의 정보 중 자기 업체에 「불리」한 내용은 기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에인절은 엔젤클럽의 공신력만을 믿고 묻지마 투자를 하는 까닭에 투자유치 업체로 선정만 되면 희망자금 유치에 성공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는 투자유치 업체로 「선정」되는 대가로 엔젤클럽에 뒷돈을 주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엔젤클럽의 심사능력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투자유치 희망업체를 자체 심사해 선정하지만 실제로 정교한 심사능력을 가진 엔젤클럽은 열손가락에 꼽을 정도라는 게 엔젤클럽에 몸담고 있는 관계자의 실토다. 「1~2년 내 코스닥 등록」이라는 화려한 약속과는 달리 투자유치 업체의 부도사태라도 난다면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할 수 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공동구매 사이트는 개인이 소액으로 구입하기 힘든 좋은 주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회원으로 가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나 업체정보는 거의 공개되지 않는다. 이들 공동구매 사이트는 대주주나 운영자가 확보한 구주를 개인에게 팔아넘기는 통로로 변질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 곳에서 유통되는 주식은 회사자금으로 확보되는 신주가 아니라 대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구주여서 일부 개인의 주머니를 채우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전문가들은 『주식투자든 에인절투자든 공신력 있는 기관의 추천을 받은 종목이라 할지라도 항상 자기판단 하에 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특정 사이트나 일방적으로 제공되는 정보에 의존하지 말고 다양한 루트를 통해 자신만의 노하우를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맹호기자MHJEONG@SED.CO.KR 입력시간 2000/07/20 17:05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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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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