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치는 모래 폭풍과 원유 방화로 치솟는 검은 연기에 뒤덮인 바그다드는 바로 앞에 다가선 연합군에 불길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미국의 전략은 이라크 지도부와 이라크 국민들을 분리하는데 의지하고 있으나 공습 피해가 확산되면서 미국에 분개하는 바그다드 시민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현지 특파원들은 전했다.
특파원들은 미군의 공습이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지만 무스탄시리야 대학의 학생회관, 퀴디시야 마을 주택, 아드히미야 노동자 마을 등지가 오폭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이라크의 모하메드 사이드 사하프는 24일 지난 24시간 동안 62명의 민간인들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현지시간 24일 오전 사만 아테프라는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윙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는 이웃집 3채가 폭발하는 것을 보았다. 4명이 죽고 23명이 부상을 당했다. 아테프는 폭탄이나 미사일이 오발됐을 가능성을 배제했다. 그는 “민간인 주택지가 폭격을 받은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미국이 의도적으로 민간인들도 겨냥하고 있다”고 의심치 않았다.
폭탄이 떨어진 저소득층 마을 라디야 카툰의 다른 주민들도 주변에 정부 청사나 군사적 시설이 전혀 없었다며 분개했다.
LA타임스의 바그다드 특파원 존 대니스즈스키는 자신이 보기에도 목표물이 될만한 것이 없었다며 이같은 피해로 바그다드 시민들 가운데 연합군이 정부 및 군사 목표물 외에 민간인도 겨냥하고 있다는 인식이 갈수록 팽배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군의 폭격으로 누나와 조카를 잃은 타무 샤이켈(53)은 “우리는 평화적인 사람들이다”며 “저주받을 부시가 사람들을 멸하기 원한다”고 비통해 했다. 아킬 칼릴(27)은 “우리 집에는 총도 없는데 왜 모친과 아내가 죽어야 되냐”며 통곡했다.
우정아 기자
<미주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