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대한적십자사와 북한 조선적십자회 간 실무접촉이 오는 17일 개성에서 열린다.
남북은 이번 실무접촉에서 이산가족 상봉 시기와 규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실무접촉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다음달 중순께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상봉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13일 “한적이 오늘 오전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접촉을 17일 개성에서 갖자고 제의한 데 대해 북측이 통지문을 통해 수용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북측은 통지문에서 접촉 장소는 개성 자남산여관으로, 실무대표는 2명으로 한다고 알려왔으며 통지문은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인편으로 보내졌다.
앞서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이산가족 상봉은 대다수 신청자들이 노령이어서 긴급성을 가진 문제”라며 “적십자사에서 협의를 최대한 빨리 종결하고 준비할 생각인데 추석을 지나 10월 중에는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한편 한적은 이날 북한에 쌀 5,000톤(5㎏짜리 100만 포대)과 시멘트 1만톤(40㎏들이 25만 포대) 등 총 100억원 규모의 구호물자를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북측은 “남측에서 발송일자를 통지해주면 그에 맞춰 접수할 준비를 하겠다”고 구두로 통보해왔다.
유 총재는 이날 한적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의주 지역 수재민이 약 8만~9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본다”며 “5,000톤은 10만명을 기준으로 100일간, 20만명을 기준으로 50일간의 식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적은 국내산 쌀 가운데 지난 2007년 쌀을 구입해 북측에 전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유 총재는 또 “이번 수해지원이 이산가족 상봉과 상관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철저하게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 그렇기 때문인지 북측이 요구했던 중장비 등은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
유 총재는 “쌀은 수재민의 긴급식량이고 시멘트도 필요하다고 봤다”면서 “굴착기 같은 장비들은 규모도 크고 지원에 따르는 여러 문제들을 고려해야 한다. 이런 문제들은 적십자 차원에서 고려할 인도적 지원의 차원을 넘는 만큼 정부 쪽에서 다뤄야 할 문제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비용은 상당 부분 남북협력기금에서 충당한다고 밝혔다. 유 총재는 “하반기가 돼 한적에 재정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협력기금을 요청해 충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정부차원의 지원이라는 해석도 가능한데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보통 쌀 등의 지원은 남북협력기금을 통해 집행되고 이번에도 순수하게 인도주의적 차원인 만큼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