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계가 사도세자와 정조가 묻힌 경기 화성의 융건릉 일대 택지개발 사업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경기사학회와 한국사연구회 등 등 7개 역사단체로 구성된 '정조대왕 왕릉 터 보존대책위원회'는 7일 오전 광화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정조대왕 왕릉터 파괴 계획을 중단하고 보존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학계가 이렇게 반발하는 이유는 왕릉 터 지역에 '태안 택지개발지구'가 조성되면서 주택단지가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 융건릉은 사도세자와 그의 비 혜경궁 홍씨를 합장한 융릉(隆陵)과 정조대왕 부부의 건릉(建陵)을 합쳐 부르는 것으로 왕릉 자체는 사적으로 보호되고 있으나 재실과 정자각 등이 있던 왕릉시설터는 사적으로 지정되지 않은 상태다.
학계에서는 개발 계획이 시행될 경우 봉분과 제사를 지내던 왕릉시설이 길로 나뉘어 '정조 효심의 맥'이 끊긴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대책위는 "대한주택공사는 유적 파괴 공사를 중단하고 문화재청은 정조대왕 왕릉터 일원을 사적지로 확대 지정해야 한다"며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통령 공약이자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효 역사유적공원 조성계획'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개발지구 남쪽의 재실 터 3만여평(9만9,000 m²)을 체육공원으로 조성해 별도 보존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