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이 항간의 `건강 이상설`을 일축하고, 13일 저녁 삼성전자의 `휴대폰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이 회장은 이날 당초 예정됐던 회의 시간을 10분 가량 넘긴 6시 40분께 진곤색 상의를 입고 회의 장소인 서울 신라호텔에 모습을 비추었다. 이 회장은 (건강 이상과 관련한) 밤 사이의 해프닝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알고 있다. 멀쩡한 사람을 보고 왜 그러느냐. 걷고 웃으면 건강 한 거지”라며 웃음으로 화답했다.
이 회장은 민감한 사안인 검찰의 대선 자금 수사와 관련,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대선 자금 수사가 총수 등으로 확대되더라도 거리낄게 없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이 회장은 다만 삼성이 불법 대선자금을 제공한 사실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그 얘기하고 건강하고는 상관이 없잖아요”라며 즉답을 회피했다.
이 회장은 이날 저녁 식사를 겸해 3시간 가까이 회의를 주재하며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 부분 사장 등 관련 임원들에게 최근 주춤거리고 있는 휴대폰 사업 부분의 분발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이 오랜 시간 회의를 주재한 이후에도 그다지 피곤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며 “연말까지 그룹의 내년 사업계획을 꼼꼼하게 챙겨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12일 밤 쓰러져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다는 소문으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회장은 14일에는 방한중인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오찬을 같이 할 예정이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