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장기채 급등... 금리 심상찮다

전전주말 9.45%였던 3년만기 회사채는 지난주말(20일 종가기준) 9.67%에 거래돼 1주일만에 0.22%포인트 올랐다. 또 3년만기 국고채는 8.30%에서 8.60%로 0.30%포인트 상승했다.특히 지난 15일 2.18%포인트를 기록한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회사채-CP금리)도 20일에는 2.42%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채권딜러들은 경과물의 거래수익률을 감안하면 체감금리는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장기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은 일단 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고, 해외유가가 가파른 오름세를 타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원인은 수급측면이 더 강하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채권시장은 최근 정부의 잇따른 국고채 발행으로 수급불균형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이와관련, 정부는 지난주 1조5,000억원 규모의 국고채와 예보채를 발행한데 이어 이번주에도 환율방어의 일환으로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외평채를 발행할 계획으로 있다. 물론 이번주에 발행될 외평채가 1년만기의 단기물인데다 연말까지 국고채 발행 물량을 1조9,000억원으로 묶는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지만 시장이 받는 무게감은 크게 줄지 않고 있다. 최근들어 채권매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은행권이 연말 BIS비율을 의식해 보수적 시장접근을 하고 있는 것과 금융기관에 대한 수익증권 환매허용 방침으로 투신권이 유동성 확보차원의 채권매도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장기금리 상승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채권딜러들은 이같은 장기금리의 급등보다 장기채에 대한 수요가 실종되는 등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더욱 문제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채권시장에서는 내년 2월의 대우채 95% 환매 등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지 않으면서 시중 부동자금이 은행권의 MMDA나 증권 및 투신사의 MMF 등 단기상품에만 몰리고 있다. 이에따라 1년 미만의 국고채 및 회사채, 그리고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기업어음(CP)은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3년만기 회사채와 국고채 등 장기물에 대한 매수세는 거의 없는 상태다. 이처럼 장기물에 대한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전체 채권거래 규모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관련, 지난달 86조원에 달했던 채권거래 규모는 이달들어 지난 19일 현재 45조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시중자금의 흐름이 단기유동화되면 금융기관의 자금운용 역시 단기화될 수 밖에 없어 장기채 매수위축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은 불가피하다. 특히 시중 자금의 단기유동화는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을 높이는 것은 물론 자금 유출입이 순간적으로 이뤄져 금융시장 안정에도 상당한 문제를 야기한다. 채권시장안정기금에 대한 지나친 의존 역시 채권거래의 왜곡을 불러 일으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채안기금은 대우채 80% 환매에 따른 금융대란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이 틀림없지만, 최근에는 시장참여자들이 지나치게 채안기금의 행보에만 매달려 금리변동 폭 심화는 물론 정상적인 매수·매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증권업계는 저금리 유지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커 일단 10%(회사채 수익률 기준) 수준이 강한 지지선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정부는 금리에 대한 정책순위를 주가와 환율보다 뒤로 미룬 인상이어서 주가상승→금리불안→금융시장 불안→주가하락→시장개입의 악순환이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정구영기자GY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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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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