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참여연대와의 `격돌'로 대혼전을 겪은삼성전자[005930]가 올해는 주총 `수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순이익, 법인세, 배당총액에서 `트리플 조단위 시대'를 개막한데 고무돼 올 주총을 `축제의 장'으로 연출, 지난해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각오이나 올해도 참여연대의 총공세가 예상돼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8일 호암아트홀에서 열리는 제36기 정기주주총회(의장 윤종용 부회장)를 주주들과 함께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자축하는`대향연의 장'으로 만든다는 구상 아래 다각도의 대책을 강구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순이익 10조7천867억원을 기록하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려제조업체로서는 드물게 `순이익 100억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또 배당총액과 법인세도 각각 각각 1조원, 2조원을 처음으로 돌파, 순이익, 법인세, 배당총액이 모두 1조원 이상을 기록하는 `트리플 조단위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주총 개시에 앞서 퓨전 국악공연을 열어 부드러운 분위기로 주총장의 품격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한편 삼성전자에 대한 내.외신 보도와 발전상,향후 비전 등을 담은 영상물을 방영키로 했다.
또 이례적으로 `순이익 100억 달러를 기록한 삼성전자의 주주 여러분, 환영합니다'라는 내용의 플래카드 2종을 주총장에 내걸어 축제 분위기를 한층 고무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가능한 한 주주들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면서 지난해와 같은 몸싸움등을 막기 위해 진행요원들에 대한 사전 교육도 강화했다.
이처럼 회사측이 주총 분위기에 각별한 신경을 쏟고 있는 것은 지난해의 선례를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지난해에는 불법 정치자금 제공 문제 등을 놓고 참여연대와의 격렬한 공방 끝에고성과 몸싸움이 오가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으며 어수선한 주총장 광경이 외신으로 전 세계에 전파되면서 기업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참여연대는 지난 98년부터 삼성전자 주총장에 나오기 시작했으며 99년, 2001년,2004년에 이어 이번에 참석하면 5번째가 된다.
첫 해인 98년에는 계열사간 부당 내부거래와 삼성자동차 출자 문제, 전환사채발행 등이 도마위에 오르면서 무려 13시간 30분이라는 최장 시간 주총 기록을 세웠고 99년과 2001년에도 각각 8시간 45분, 8시간 30분의 `마라톤 주총'이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참여연대가 의견표명 기회가 봉쇄됐다는 이유로 중도퇴장하면서 개회 2시간 30분만에 끝났다.
참여연대가 나오지 않은 2002년의 경우 엘리어트펀드측이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개정한데 대해 이의를 제의하면서 주총이 3시간 남짓 이어지는 등 삼성전자는 98년 이후 거의 매년 주총 수난을 겪어왔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올해도 경제개혁센터 김상조 소장 등 10명 가량이 참석, ▲삼성카드 증자 참여 ▲김인주 삼성 구조조정본부 사장의 등기이사 재선임 ▲삼성자동차 부실채권 처리 후속대책 등의 문제점을 중점 제기할 계획이어서 또 한차례의정면 대결이 예상된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상생 주총 원칙에는 이의가 없지만 이를 위해서는 질의권및 발언권 보장과 회사측의 성의있는 답변이 전제돼야 한다"며 "회사측이 성실히 응한다면 지난해의 선례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도 "회사발전을 위한 주주들의 건전한 비판을 수렴하는 등 회사의 위상에 맞춰 차분하고 원만한 진행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