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아베 "IS, 일본인 인질 1명 살해 영상 신빙성 높다"

나머지 인질 1명은 IS테러범과 맞교환 요구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납치한 일본인 인질 2명 가운데 1명을 살해했다는 주장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 영상에 대해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인질 중 하나인 고토 겐지씨가 다른 인질인 유카와 하루나씨로 추정되는 인물의 피살 사진을 들고 있는 동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됐다고 25일 보도했다. 동영상에는 사진과 함께 "나는 고토 겐지"라며 "나와 함께 생활하던 유카와 하루카씨가 살해된 사진이 이것"이라는 영어로 된 음성 메시지가 담겼다.


동영상에는 처음 일본인 인질 석방조건으로 제시된 2억달러(약 2,200억원) 대신 새로운 요구조건이 추가됐다. 고토씨로 추정되는 음성 메시지는 "그들은 더 이상 돈을 원하지 않는다"며 "요르단 정부에 구속된 IS 관계자를 석방하면 내가 풀려날 것"이라고 밝혔다. IS 측이 석방을 요구한 사지다 알리샤위는 이라크 출신 여성 테러리스트로 지난 2005년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수십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사건으로 요르단에서 교수형 판결을 받고 수감돼 있다. 이 음성 메시지는 "나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 일인지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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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이 공개된 후 아베 총리는 "이런 테러행위는 언어도단이며 용납하기 어려운 폭거"라며 "일본 정부는 테러에 굴하는 일 없이 국제사회와 함께 세계 평화와 안정에 적극적으로 공헌해가겠다"고 말했다. 동영상의 진위에 대해서는 "신빙성이 높다고 보인다"며 "또 다른 인질인 고토씨의 생사에 관해서는 자세히 알 수 없고 여러 정보를 접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아베 총리는 IS 측의 인질교환 요구에 대해 "사태가 진행 중이므로 답을 삼가겠다"며 "인명 최우선 관점에서 요르단과 긴밀하게 연대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 역시 "영상이 사실이라면 인간이 할 일이 아니다. 강한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긴급 성명을 내고 IS의 일본인 인질 살해를 강력히 규탄했다.

한편 이번에 IS가 공개한 동영상은 기존 동영상처럼 인질 살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신 사진에 음성을 덧씌우는 방법을 사용했다. 또한 20일 일본 정부가 공식 확인한 인질 살해 위협 동영상에 등장했던 IS를 상징하는 로고가 없었다. 이에 대해 IS가 일본 정부 등을 혼란스럽게 하고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나야 미사 중동조사회 연구원은 "정식으로 비디오를 만들어 공개하기 전에 인질을 처형했다는 메시지만 전달해 일본 정부를 흔들어보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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