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교수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저서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위기요인으로 "미국 주식시장에 거품이 엄청나게 끼었고 그보다는 덜하지만 영국에도 거품이 많다"며 "중국은 자본통제가 돼 있어 그렇지 내부적으로는 부실 기관이나 정부가 통제 못 하는 펀드 등 불안요인이 많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금 우크라이나 문제로 러시아와 서유럽 간 갈등이 있는데 유럽이 러시아에 경제제재를 가한다든가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나 석유 수출을 안 하겠다고 하면 유럽경제가 박살 날 것"이라며 "금융시장이 굉장히 민감해서 어느 한두 가지 일로 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한국 정부 차원의 위기대응책에 대해 "과도한 외부자본 유·출입을 막아야 한다"며 "거품으로 경기를 살려보려는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오히려 그런 분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금융 충격이 와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정부가 기업의 배당을 늘리도록 유도하고자 제시한 배당소득 증대 세제에 대해서는 "돈을 돌게 하자는 정책취지와 달리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에 돈이 흘러갈 텐데 배당을 늘린다고 돈이 잘 돌지 모르겠다"면서 "제조업체가 현금을 쌓아두든 배당 받은 부자들이 현금을 틀어쥐든 똑같을 것"이라며 부정적 의견을 냈다.
장 교수는 '사다리 걷어차기'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등 대중서와 학술서를 아우르는 다양한 경제학 저서를 내 뮈르달상·레온티예프상 등을 받았으며 세계적 경제학자로 명성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