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송주희 기자의 About Stage] 뮤지컬 연주 100%가 라이브?

준비기간 짧거나 비용부담땐 직접연주 대신 반주녹음 사용

佛은 완성도 이유로 MR 선호

오케스트라와 배우들이 개막 전, 전 막에 걸쳐 합을 맞추는 지츠프로베(Sitzprobe)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클립서비스

뮤지컬은 생동감 넘치는 '라이브' 장르다. 2시간 넘게 연기와 안무·음악을 펼쳐내지만, 드라마처럼 장면을 끊고 가는 '컷'도, 실수를 가리는 'NG'도 없다. 배우의 긴장감과 수고를 알기에 관객들은 커튼콜 때 기꺼이 힘찬 박수를 보낸다. 무대 위를 지배하는 자는 물론 배우지만, 딱딱한 무대 바닥 아래엔 '숨은 라이브 스타'가 있다. 바로 뮤지컬의 또 다른 목소리인 '오케스트라'다.


오케스트라는 뮤지컬에서 음악을 담당하는 연주자 팀이다. 여러 개의 악기로 때론 배우와 때론 극의 분위기와 합을 맞추는 게 오케스트라의 몫이다. 오케스트라 피트(이하 오케피)라고 부르는 무대 아래 좁은 공간에서 라이브 연주를 펼치다 보면 별의별 사고를 경험하게 된다. 무대 위 상황이나 배우의 애드리브에 따라 반주 속도와 시간이 수시로 바뀌는 일은 예삿일이다. 배우의 소품이 오케피로 떨어지기도 하고, 특수 효과로 무대 바닥에 깔아놓은 스모그가 제때 빠지지 않아 악보를 가릴 때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연주자들은 서로의 악기는 물론 배우와 호흡을 유지하며 공연을 끌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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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모든 뮤지컬이 긴장 속에 라이브 연주를 펼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작품은 반주 녹음인 MR(Music Recorded)을 사용한다. 준비 기간이 짧거나 제작 비용을 줄여야 할 때 주로 MR을 틀지만, 프랑스 뮤지컬 같은 일부 작품은 사운드의 완성도를 이유로 MR을 선호한다.

MR 역시 수차례의 녹음을 거쳐 완성된 반주일 테지만 매일 실수 없이 최고의 연주를 뽑아내야 하는 오케스트라의 노고와는 비교할 수 없다. 공연마다 현장에서 살아 있는 음악을 선사하는 오케피 속 라이브 스타들에게 더 큰 관심과 격려가 필요한 이유다.

눈과 귀가 즐거운 공연에 감동했는가. 그렇다면 객석에선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오케피 속 사람들에게 배우 못잖은 갈채를 보내주시라. 매일 공연장에 붙는 캐스트 명단에는 소개조차 되지 않지만, 무대 아래서 순도 100% 라이브를 완성하는 그들이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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