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마당에 모뉴엘 등의 사기대출이 드러나면서 그 후유증으로 수출금융 시스템까지 크게 흔들려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수출금융을 담당하는 무역보험공사와 은행들이 모뉴엘 사기대출을 놓고 서로 네 탓이라며 법정 다툼을 벌이는 바람에 수출 중소기업들이 겪는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수출기업은 물품을 수출한 후 수출대금이 들어오기 전 수출채권을 은행에 매각해 먼저 대금을 지급 받고 이를 다시 생산공정에 투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은행이 수입자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는 수단이 바로 수출보험이나 수출보증이다. 무역보험공사가 이를 관장한다. 하지만 모뉴엘 사건과 관련해 무보가 은행들의 귀책사유를 들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자 은행들마저 기업들의 수출채권을 적극적으로 매입하지 않고 신규 고객 발굴에도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다.
수출금융이 망가지면 국내 기업들의 수출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뭔가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서로 간에 책임공방만 하기에는 우리의 경제 사정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필요하다면 수출정책을 책임지는 산업통상자원부나 중소기업 금융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금융위원회가 갈등해소에 나설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