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은행-무역보험 수출금융 갈등 정부가 중재 나서길

우리나라 경제는 내수보다 수출 의존도가 훨씬 큰 구조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부진에다 엔화 약세로 인한 우리 기업의 수출 가격경쟁력 약화까지 덮쳤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가공무역 비중을 줄여나가면서 원자재 수출이 타격을 받는 것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다. 5월 들어 수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두자릿수인 10.9% 감소하면서 금융위기 이후 최대의 하락률을 기록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그런 마당에 모뉴엘 등의 사기대출이 드러나면서 그 후유증으로 수출금융 시스템까지 크게 흔들려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수출금융을 담당하는 무역보험공사와 은행들이 모뉴엘 사기대출을 놓고 서로 네 탓이라며 법정 다툼을 벌이는 바람에 수출 중소기업들이 겪는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관련기사



수출기업은 물품을 수출한 후 수출대금이 들어오기 전 수출채권을 은행에 매각해 먼저 대금을 지급 받고 이를 다시 생산공정에 투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은행이 수입자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는 수단이 바로 수출보험이나 수출보증이다. 무역보험공사가 이를 관장한다. 하지만 모뉴엘 사건과 관련해 무보가 은행들의 귀책사유를 들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자 은행들마저 기업들의 수출채권을 적극적으로 매입하지 않고 신규 고객 발굴에도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다.

수출금융이 망가지면 국내 기업들의 수출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뭔가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서로 간에 책임공방만 하기에는 우리의 경제 사정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필요하다면 수출정책을 책임지는 산업통상자원부나 중소기업 금융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금융위원회가 갈등해소에 나설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