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역사의 흐름을 바꾼 8가지 협상

■위대한 협상(프레드리크 스탠턴 지음, 말글 빛냄 펴냄 )


1776년 7월 미합중국이 독립을 선언했을 때 미 대륙의 군대는 무기와 화약난으로 고통을 겪고 있었다. 벤저민 프랭클린이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세상은 우리 군대가 대포 한 발도 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우리는 화약을 구할 수가 없다"고 털어놓았을 정도였다. 미국은 대표 사절을 프랑스에 보내 동맹을 맺으려 했지만 재정적자에 시달리던 프랑스는 선뜻 미국의 편에 서지 않았다. 그러자 프랭클린은 영국 대표와 회동함으로써 프랑스를 압박했고 결국 프랑스는 미국과 동맹을 맺는다. 이 동맹으로 미국은 독립전쟁에서 승리했지만 프랑스는 미국을 지원하느라 빚더미에 올라 국민들에게 과중한 세금을 부과했고 이는 1789년 일어난 프랑스 대혁명이 발발한 원인이 된다. 점심 메뉴를 놓고 벌이는 작은 협상부터 수천만명의 목숨이 걸린 국가간의 협상까지 협상은 작게는 개인의, 크게는 역사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가장 드라마틱한 도구다. 한 번의 실수는 엄청난 재앙으로 발전할 수도 있지만 수 많은 생명을 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협상 대표들은 때론 연기를 하고 위험한 도박을 걸기도 하며 울며 겨자먹기로 불리한 제안을 받아들이기도 한다. '위대한 협상'은 미국의 칼럼니스트인 저자 프레드리크 스탠턴이 역사의 흐름을 바꾼 8가지 협상에 대해 쓴 책이다. 저자는 각각의 협상이 일어나던 당시의 시대상황을 역사적 사료를 이용해 생생히 재현해낸다. 또 협상 과정에서 벌어지는 협상가들의 임기응변과 전략을 알아보고 협상의 결과가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켰는지를 분석한다. 저자가 미국인인 만큼 책에서 다루는 8가지 협상은 대부분 미국이 주인공인 사건들이다. 미국의독립을 두고 프랑스와 맺은 동맹을 비롯해 나폴레옹에게서 루이지애나를 매입한 협정, 미국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중재한 포츠머스 조약, 쿠바의 미사일 위기 상황에 케네디와 흐루쇼프가 벌인 극적 타협, 미국과 소련이 1986년 벌인 레이캬비크 정상회담 등이 그것이다. 책은 독일의 군사 이론가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의 "전쟁은 정치의 한 부분"이라는 말을 인용하며 협상가들은 전투를 벌이고 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협상의 표피적인 이야기뿐 아니라 협상가의 우유부단함이나 강직함 등의 개인적 성향이 역사의 중요한 기로에 어떤 결과를 야기했는 지도 책은 함께 보여준다. 저자는 과거 외교 협상 사례를 통해 국가간 이견을 해소하는 지혜를 얻으라고 조언한다.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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