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2월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미국 경제가 지난 2월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높아 이라크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또다시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뉴욕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지금까지 발표된 거시 지표를 종합할 때 미국 경제가 2월에 마이너스 성장에 진입, 3월엔 더 악화됐으며 이런 추세가 오래 갈 경우 경기 침체에 돌입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통상 2개 분기(6개월) 이상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것을 경기침체의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이라크 전쟁이 2~3개월 내에 중대한 전기를 마련할 경우 침체를 모면할 가능성도 높다. 지난 31일 발표된 시카고 구매관리자관리협회(PMI) 지수는 3월에 48.4로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 50 포인트 이하로 하락했고,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지수는 8,000 포인트 이하로 떨어졌다. 경기침체론자들은 최근의 소비와 실업률을 증거로 들고 있다. 미 상무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비증가율은 정지한 것으로 나타났고, 경제전문가들은 3월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신뢰지수 모두 2월과 3월에 10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2월 실업률은 5.8%로 1월보다 0.1% 포인트 증가했으며, 오는 4일 발표되는 3월 실업률이 5.9~6.0%로 올라갈 것으로 월가에서 전망되고 있다. 메릴린치의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미국 경기가 2~3월에 위축됐다”며, “미국이 경기침체의 와중에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골드만 삭스의 윌리엄 더들리는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은 3분의1이며, 갈수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리먼브러더스의 에던 해리스는 “경기침체의 가능성이 있지만, 전쟁이 끝나면 미국 경제가 빨리 회복될 것”이라며 전쟁 장기화 여부에 초점을 맞췄다. 미국 경제는 2001년 1ㆍ4~3ㆍ4분기 9개월동안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며, 미국의 공식 경기진단기관인 전미경제조사국(NBER)은 2001년 3월에 경기침체가 시작됐다고 선언한 이후 아직 종료를 선언하지 않았다. 뉴욕 월가에서는 모건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가 지난해초 더블딥(W자형 이중침체)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플러스 성장 시기가 1년 이상 지났기 때문에 `더블딥` 대신에 `새로운 경기침체`라는 용어가 적절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보스턴 FRB의 캐시 미네한 총재와 리치먼드 FRB의 알 브로더스 총재는 “미국 경제에 최악의 위기는 지나 회복되고 있다”며 금리 인상에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이에 비해 수전 비어스 이사는 “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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