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2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조언을 얻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차 정상회담에서의 노하우를 전수받겠다는 의도에서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1차 회담의 경험을 가졌던 사람들이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방법을 다양한 수준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어떤 수준에서든 김 전 대통령의 경험과 의견을 들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이어 “백종천 안보실장이 김 전 대통령을 찾아가는 것은 당연하며 노 대통령이 직접 만나는 것은 적극 검토하고 있지만 성사 여부를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이 이처럼 김 전 대통령과의 회동을 검토 중인 것은 1차 남북정상회담의 대화록 등은 기록물로 남아 있지만 문자로 남길 수 없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대화 분위기나 느낌 등은 김 전 대통령만이 갖고 있는 ‘무형의 자산’이라는 판단에서다. 김 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뒤 가진 청와대 내부 행사에서 “회담 도중 4∼5차례 절망적인 상황도 있었다. 하지만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면서 설득했다”며 회담 당시 어려웠던 상황을 소개하기도 했었다.
2차 남북정상회담의 성사는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참여정부에서 ‘평화번영정책’으로 계승한 노 대통령의 일관된 대북포용정책의 성과물이라는 점에서 노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복원시키는 상징적 의미가 적지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는 이와 별개로 정상회담에 앞서 국회의장 및 6당 원내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의견을 듣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 회담에서 경제 관련 의제들이 깊게 다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경제계 인사들과 사전에 만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