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ㆍ입 화물의 파손 등 손실을 담보하는 적하보험의 재보험료가 지난해에 비해 최고 100% 까지 인상돼 이라크 전쟁에 따른 전쟁보험료 인상으로 운송비용에 부담을 안고 있는 국내 수출기업들이 이중고에 시달릴 전망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보험료 부담이 거의 없었던 자연재해손실에 대해서도 보험료가 15% 가량 인상됐다.
31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손해보험사들은 최근 해외 대형 재보험사들과 해상보험, 화재ㆍ특종보험 등에 대한 재보험 재계약을 마친 가운데 9.11 테러 여파로 지난해 급격히 오른 재보험료가 올해도 적하보험 위주로 또 다시 대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손보사들은 기업이나 개인들에게 인수한 화재ㆍ해상보험 계약의 대부분을 해외 대형재보험로 출재(위험 분산을 위해 인수한 계약 일부를 재보험 계약으로 이전하는 것)하며 통산 4월1일을 전후로 재계약을 맺는다.
손보사의 한 관계자는 “회사에 따라 요율 인상폭이 다르지만 적하보험의 경우 지난해 보험료에 비해 최소 25%, 사고가 많았던 보험사의 경우 100% 이상 급등한 곳도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일본 앞바다 컨테이너선 화재사고를 비롯해 크고 작은 선박사고가 많았던 것이 해상보험료 인상의 요인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해 여름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화재보험 중 자연재해 담보부분에 대한 보험료도 15% 안팎 인상됐다. 이에 대해 손보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일본이나 대만과 달리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 피해가 별로 없어 보험료에서 이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도 극히 작았는데 지난해 태풍 피해 이후로 자연재해 역시 보험료 인상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보험료 인상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물류비 상승 폭은 확실치 않으나 최근 전쟁보험료가 급등해 이들 기업이 이중고를 겪게 될 전망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재보험료 인상분이 기업체에 그대로 전가되는 것은 아니지만 보험료 부담은 크게 늘 것”이라고 전했다.
<박태준기자 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