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29일 발표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0.4% 오르며 지난해에 비해 반전 상승했지만 오름세가 높지 않아 보유세 증가폭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의 경우 소폭이지만 지난해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간데다 공시가격 상승폭이 큰 지방도 대부분 중저가 주택이어서 대부분 재산세 인상률 상한선 5%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인 고가주택 상당수는 가격이 떨어지면서 보유세 부담도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송파 롯데캐슬골드 보유세 6만원↑=두온세무법인이 시뮬레이션(1가구 1주택 기준)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캐슬골드 244㎡(이하 전용면적 기준)는 보유세 부담이 지난해 19억9,200만원에서 20억원으로 올랐다. 변동폭은 전국 공시가격 변동률 수준인 0.4%다. 이 경우 보유세(재산세+종부세)는 6만원가량 증가해 기존 852만원에서 858만원이 부과된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힐탑트레져2동'의 240㎡의 경우 공시가격이 17억9,200만원에서 18억6,400만원으로 4% 오르면서 보유세도 55만원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약 690만원이었던 보유세가 올해 750만여원으로 증가했다.
공시가격이 5% 떨어진 서울 영등포 여의도 롯데캐슬아이비 165㎡는 올해 보유세는 지난해보다 12만원가량 줄어든 147만원을 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비해 공시가격이 10% 상승한 대구 지역 역시 보유세가 늘어나지만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달서구 대천동 이안 월배 123㎡는 올해 공시가격이 지난해(2억원)보다 3,000만원(15%) 뛰었지만 재산세는 18만원에서 21만원으로 3만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세부담 인상률 상한선이 5%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최저 서울 -0.9% VS 최고 대구 10%=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변동률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지역은 서울(-0.9%)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구는 평균 집값이 10% 상승했다. 시·군·구 단위로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곳은 대구 달성구(14.7%)와 대구 북구(13.8%)로 나타났다.
서울의 집값이 하락한 이유는 용산 국제업무지구 등 재건축·재개발 사업 추진이 표류하고 있는데다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로 거래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구와 경북(9.1%), 세종(5.9%) 등은 반대로 공공기관 이전과 혁신도시 개발 등으로 수요가 몰리며 집값 상승을 이끌면서 공시가격도 큰 폭으로 뛰었다.
주택 규모별로는 중소형은 0.9~2.2% 상승했지만 85㎡ 초과 대형 주택은 0.8~2.6% 하락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노령화 등 인구 구성의 변화와 사회경제적 요인에 따른 1인 가구의 증가 등에 따른 변화"라고 설명했다.
◇이건희 소유 '트라움하우스5차' 9년째 집값 1위=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서초구 서초동 '트라움 하우스 5차'는 9년째 전국에서 가장 비싼 공동주택 자리를 지켰다. 9억원 초과 주택의 평균 공시가격이 1.8% 하락했지만 이 아파트 273㎡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3억3,000만원(6%) 오른 57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이어 '트라움하우스3차' 273㎡가 42억8,000만원으로 고가 공동주택 2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강남구 청담동 '상지리츠빌 카일룸 3차' 265㎡가 42억7,200만원으로 3위였다.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 285㎡는 41억4,400만원을 기록하며 4위를 기록했다.
가장 가격이 낮은 주택은 부산 수영구 망미동 망미종합시장 2층의 9.39㎡짜리 연립주택으로 120만원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