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유력주자인 이명박ㆍ박근혜 양 후보 측의 검증공방이 상대를 직접 겨냥하는 등 점차 격화되고 있다.
◇이명박, “운하보고서 조사 대검이 하라”=이명박 한나라당 경선후보 측은 25일 ‘한반도 대운하’ 정부 재검토 보고서 왜곡ㆍ변조 및 유통배후 의혹에 대한 경찰수사를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수사주체를 대검으로 변경할 것을 공개 요구했다.
이 전 시장 측은 또 수자원공사 간부가 문제의 보고서를 외부에 유출했다는 경찰의 전날 중간조사 결과 발표를 청와대와 범여권의 치밀한 각본에 따른 전형적인 “꼬리자르기 수사”라고 비판하면서 26일 국회 행자위를 통해 ‘부실수사’ 여부를 집중 추궁하기로 하는 등 경찰에 대한 압박도 강화했다.
아울러 수공으로부터 보고서를 건네 받아 언론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결혼정보업체 대표 김 모씨는 ‘친박(親朴ㆍ친박근혜)’ 성향이라고 주장하면서 김씨가 보고서를 또 다른 친박 인사인 장모씨를 통해 박근혜 전 대표 측에 전달했을 개연성이 높다며 박 전 대표 측 유통배후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가 경기 경찰청에 사건을 넘겨 놓고 일일이 수사지휘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건의 전개방향과 수사범위까지 제시하는 걸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경찰조사 결과를 누가 믿겠나. 당장 수사주체를 대검 중수부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이, 위기관리 능력 없다”=박 캠프 측 김재원 대변인은 이날 “경제대통령 이미지는 허구고 위기관리 능력은 없는 것 아니냐”며 이 후보의 국가경영 능력에 총체적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좁혀지는 지지율 격차로 고무된 박 캠프 측이 7월의 ‘대역전 드라마’를 위해 이 후보를 직접 겨냥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동시에 이 전 시장 측이 계속 박 전 대표 측 배후설을 흘리며 공격하는 데 대해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하면서 관련자들의 당 제명, 출당조치 등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혜훈 공동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수사결과 결혼정보업체를 통해서 유통됐다고 다 발표됐는데 (문제를 최초로 제기한) 정두언 의원은 의원직을 내놓아야 되는 것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김재원 공동대변인도 이 전 시장 측이 계속 박 전 대표 측 배후설을 제기하는 데 대해 “금도를 한참 넘었다”면서 “이 전 시장 측이 거짓말을 거짓말로 막고 또 막는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