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기업가치' 재평가 바람분다[증시가치혁명시대] 경기회복·뼈깎는 구조조정 영향
최근 주식시장에서 태평양은 초고가주로 평가되지만 2년 전만해도 평범한 주식에 불과했다.
투자유망한 저PER주(이익에 비해 저평가된 주식) 대열에도 포함되지 않아 관심을 갖는 투자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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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태평양은 지난 2001년 1월 2만 6,800원을 시작으로 급등하기 시작해 지난 3월 중순에는 18만 500원까지 상승했다.
주가상승률은 1년여만에 무려 573%에 달했다.
미 증시 불안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태평양 주가도 15만원선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초고가주로 군림하고 있다.
태평양이 이 같은 초고가주로 떠오르게 된 것은 의외로 단순하다. 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다.
'주가=기업가치'인 만큼 매수해 보유하면 주가가 기업가치에 걸맞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됐고 이는 곧 현실화됐다.
최근 국내 경제가 가파른 회복세를 타고 기업들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기업내용을 새롭게 하면서 주식시장에서 기업가치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한창이다.
기업들이 건실해진 이익구조를 기초로 해 주가에 재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힘입어 주식시장에서 사상최고가를 경신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이른바 '가치혁명(Valuation Revolution)'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 가치혁명시대가 열린다
증권전문가들은 주식시장에 불고 있는 주가 재평가 작업을 '가치혁명'이라고 부른다.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이 주가에 반영되는 과정, 특히 기업의 투명성이 제고되면서 불확실성이 제거된 재무지표는 '투자의 바이블'로 대접받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평양을 시작으로 현대모비스.삼성전자.현대자동차.국민은행.LG전자.롯데칠성 등으로 이어진 상승랠리는 이른 바 '가치혁명'이 일어나지 않았으며 불가능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동원증권은 최근 올해 상장기업 135개(시가총액 비중 89.0%)사의 매출액이 10.6% 늘어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0.0%, 168.2% 증가해 사상최대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온기선 동원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는 "올해 실적전망은 곧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가치투자 붐을 더욱 거세게 하는 촉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여전히 저평가된 서울증시
국내외 경제분석 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잇따라 상향조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아시아·태평양 경제 연구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4.7%에서 5.5%로 올렸고 내년 성장률은 6.5%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같은 성장률 등 경제여건을 감안하면 서울 증시는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현대증권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 3월 29일 현재 서울증시 평균PER은 15.7배로 지난 3월 29일 현재 서울증시 평균PER은 15.7배로 경쟁국인 타이완의 25.0배, 홍콩의 16.8배, 말레이시아의 17.7배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가치혁명이 일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며, 앞으로 그 열기가 더욱 뜨거워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특별취재팀>
이정배(팀장).조영훈.오현환.정승량.홍준석.김성수.김현수.우승호.김정곤.이재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