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울긋불긋 단풍처럼 빨강·파랑·갈색 튀는 차 도로 물들이다

2030세대 수입차 주고객 떠올라 폭스바겐 등 원색 차 판매 급증<br>'올 뉴 쏘울' 투톤 루프 적용 등 국내 업계도 컬러 마케팅 강화

BMW M5

폭스바겐 더 비틀

폭스바겐 시로코R

'회색도시'. 서울의 우울한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는 표현이다. 특색 없는 시멘트 건물과 거리의 풍경을 나타내는 비유지만 도로를 내달리고 있는 자동차 행렬의 모습에도 어김 없이 들어맞는 묘사이다. 어두운 회색도시의 정경을 완성하듯 거리에는 오랫동안 흰색 아니면 검정색 아니면 회색의 차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같은 분위기에 서서히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건축물과 조형물이 알록달록 형형색색의 옷을 하나씩 걸치고 있는 분위기와 맞물려 거리의 차들 역시 '옷 매무새'에 신경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 파란색 차량의 경우 9월까지 판매량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2,732대에서 5,139대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빨간색 차량 역시 974대에서 1,936대로 판매 증가량이 2배에 육박했으며 갈색 차도 690대에서 1,345대로 압도적인 증가세를 과시했다.

이런 현상은 브랜드별로 살펴 봐도 확연하다. 우선 폭스바겐은 빨간색·갈색·파란색이 각각 2.5배ㆍ2배ㆍ2배 늘었으며 BMW 역시 갈색과 파란색 차량에서 2~3배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폭스바겐의 경우 차종별로는 스포츠 쿠페 시로코 R의 파란색 차량이 전체 판매의 35.5%를 차지했으며 판매대수도 전년 동기보다 7배나 급증했다. 골프 1.6 TDI 블루모션도 빨간색과 파란색 차량 판매량도 각각 5배, 2.6배 늘었다.

이처럼 최근 들어 무채색 계열을 탈피한 색상의 차량 판매가 급증한 것은 자기만의 개성을 드러내기 위한 표현 방법의 하나로 수입차를 구매하는 젊은 고객층이 많아진 데 따른 것. 차량의 색상 선택도 보다 과감하고 다양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2030세대가 수입차 시장의 무시할 수 없는 고객으로 떠오른 지 오래"라며 "이들이 개성과 스타일을 뽐내는 방편으로 톡톡 튀는 색깔의 차량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9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전체 수입차 7만49대 중 20~30대 고객 비중은 45.7%(3만2,037대)에 달했다. 이는 5년 전인 2008년(39.9%)에 비해 6%포인트 가량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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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강렬한 컬러로 무장한 자동차의 판매 증가는 우선 수입차 시장이 주도하고 있는 모양새지만 이는 국내 완성차 업계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3일 기아자동차가 출시한'올 뉴 쏘울'이 대표적 예다. 차체와 루프를 서로 다른 색으로 조합한 '투톤 루프'와 다양한 콘셉트에 맞춰 내외장 주요 부위에 특정 색을 적용한 '컬러존'이 고객의 시선을 잡아 끄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또 세계 최초로 고객 취향에 따라 빨간색·회색·검은색 등 세가지 컬러로 휠 커버를 바꿀 수 있는 '18인치 체인저블 컬러 휠'을 채택하기도 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젊고 개성 있는 라이프 스타일의 소비자를 타깃으로 삼아 20~30대 젊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겠다는 것이 회사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르노삼성도 연말 출시 예정인 QM3의 차체와 루프를 고객이 원하는 대로 조합할 수 있는 '투톤 컬러' 형식으로 내놔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킨다는 복안이다.

이밖에 지난 13일 출시한 현대차의 '엑센트 2014'역시 기존 7개 색상 외에 오렌지색 계열의 신규 외장 컬러인 '비타민C'를 추가해 수입차와의 컬러 경쟁에 가세했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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