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SectionName(); '오픈프라이스제' 시행 첫날, 동네슈퍼 '초조' 대형마트는 '느긋' 동네슈퍼 "마진 얼마나 남겨야 할지 감 안잡혀"대형마트 "이미 자체 할인가 진행 큰 변화 없어" 이상훈기자 shlee@sed.co.kr 김태성기자 kojjang@sed.co.kr
"권장소비자가격 표시가 없어지면 제품가격을 올릴 참이라는데 우리 같은 소매상들은 얼마를 더 올려 받아야 할 지모르겠어요." 제조업체들이 상품에 권장소비자 가격을 표기하지 못하는 '오픈프라이스제'가 시행된 1일. 기자가 찾은 시장이나 동네 구멍가게의 중소 상인들은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도매상 등 대리점들로부터 납품가 인상은 예고됐는데 마진을 얼마 만큼 남겨야 할 지 도무지 감이 안잡히기 때문이다. 특히 빙과류와 아이스크림을 포함해 과자, 라면 등 소형 매장에서 인기리에 판매됐던 4개 가공식품이 이번 제도 시행 대상에 포함됨에 따라 대형 마트들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생각에 마음은 더욱 무겁다. 1일 오전 찾아간 서울 무교동 육일슈퍼의 김진환(69) 사장은 "납품가가 올라갈 것이라는 얘기를 대리점에서 들었다"며 "여기에 맞춰서 가격을 올려야 할지 고민중"이라고 호소했다. 오픈프라이스제도가 제조업체의 1일자 출고 제품부터 적용되는 만큼 이전에 생산된 제품가격은 종전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권장소비자가격이 빠진 새제품이 당장 다음주부터 입고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것. 김 사장은 "마진율을 깎아서라도 가격 인상을 조금만 할 계획이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며 "전반적으로 가격이 뛰어 당분간 예전 부가가치세 도입때와 비슷한 혼란이 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근에서 소형 슈퍼마켓인 무교식품을 운영하는 한모(48)씨도 "그나마 예전에는 아이스크림을 반값에 팔면서 손님을 받았는데 이제 이마저도 못하면 어떻게 장사를 할지 걱정"이라며 "대량으로 물건을 들여놓는 대형마트가 낮은 납품가를 무기로 가격경쟁에 나서면 방법이 없을 것"이라는 심경을 토로했다. 전통시장에서도 사정은 비슷했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안 시온상회의 정이진(67)씨는 "시장을 찾는 사람이 줄어 지금도 10원 단위 가격은 아예 빼고 싸게 팔고 있다"면서도"제도 때문에 큰 슈퍼들이 값을 더 내리면 어쩔 수 없이 라면이나 과자 같은 인기상품 가격을 더 낮출 생각이지만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대형마트와 제조업체들은 제도 시행으로 인해 생길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영업 환경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대형마트의 경우 이미 유통업체가 사실상 가격 결정권을 행사해 왔다는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 라면 업체의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매대 가격은 오래 전부터 제품의 권장소비자가격과 달랐다"면서 "요즘 어떤 소비자가 제품 뒷면의 가격을 확인하고 사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대형마트들이 가격을 좌지우지해 왔는데 오픈 프라이스 제도가 시행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했다. 남창희 롯데마트 마케팅부문장도 "기존에도 대형마트는 대부분 상품에 권장소비자 가격이 아닌 마트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할인율 등을 표시해 왔기 때문에 외형상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유통업체간 가격경쟁은 전보다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장중호 신세계 이마트 마케팅담당 상무는 "오픈 프라이스제도 도입으로 유통업체들이 일시적인 할인행사보다는 상시저가 가격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