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활동이 끝나는 오는 2월25일까지 금융연수원에는 인수위 직원과 출입기자를 포함해 약 600여명이 상주할 예정이다. 비공식적으로 왔다 갔다 하는 기자와 보좌진도 상당수여서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인원이 인수위를 오고 간다. 삼청동의 유동인구가 순식간에 불어난 셈이다. 유동인구가 많아지면 주변 상권도 활성화된다는 게 상인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8일 만난 대다수의 상인들은 "별다를 게 없다"며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이 더 많을 것"이라고 답했다.
삼청동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유강열(62)씨는 "5년 전이나 지금이나 인수위가 들어와도 매출은 고만고만하다"며 "오히려 차량이 늘어나면서 교통상황만 더 안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삼청동 일대는 길이 비좁은데다 경사가 높은 탓에 평소에도 교통체증이 자주 발생하는 곳이다. 이런 상황에서 출근∙경호차량 등이 갑자기 늘어났으니 교통체증이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인근 카페 직원 신모(25)씨 역시 "아침에 출근할 때 평소보다 오래 걸려 불편하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소음 문제도 상인들의 골칫거리다. 경찰의 호루라기 소리와 차량 소음이 뒤섞여 삼청동 일대는 잠시도 조용할 새가 없다. 게다가 금융연수원 앞에서는 각지에서 올라온 시위대 수십 명이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 중이다. 인근 식당 직원 최모(64)씨는 "매출 증가는커녕 경찰에 시위대까지 모여 소란스러운 통에 손님들이 발길을 돌릴까 걱정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또 최씨는 "경찰과 시위대가 단체로 모여 있으니까 손님들도 그렇고 나까지 위축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매출 증가를 기대하는 상인도 있었다. 식당을 운영하는 정인철(53)씨는 "아직 매출이 크게 늘어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유동인구가 많아지면 장사가 되지 않겠느냐"며 "매출이 10%는 늘어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바로 건너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인숙(42)씨는 "어차피 평소에도 외부인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인수위가 왔다고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며 정반대의 이야기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