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미ㆍ중 무역분쟁을 보며

미국과 중국이 자존심을 건 무역분쟁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완구업체인 미국의 마텔사는 이번 달에만 무려 2,200만점의 캐릭터 완구류를 자국은 물론 호주ㆍ뉴질랜드ㆍ브라질ㆍ한국에 이르기까지 대거 리콜했다. 중국산 장난감에서 기준치 이상의 납성분이 검출돼 ‘메이드 인 차이나’의 신용도에 물음표를 던진 것이다. 리콜된 중국산 장난감 중에는 전세계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캐릭터들이 많다. 더구나 중국산 제품이 세계 장난감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그 여파는 엄청나다. 미국 사회와 언론들은 물 만난 고기 마냥 중국에 비난의 화살을 던지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의 하자를 문제삼는 데는 자국 제조시장의 호황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지난 6월부터 본격화된 중국산 장난감 리콜 이후 미국산 장난감 회사의 판매량이 40%나 급등한 점에서 미국의 속셈을 굳이 헤아리지 않아도 될 터다. 미국은 올초 중국과 브라질이 장난감 무역을 두고 협약을 체결하자 이 협약이 세계무역기구(WTO) 기준에 위배된다며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으로 반격을 가하고 있다. 중국 국가질량검사총국은 미국에서 수입한 심장박동조절장치에 안전성의 문제를 제기해 리콜 조치를 취하는 등 맞불을 놓았다. 중국은 특히 식료품과 장난감 등에 대한 미국 측의 수입제한 조치를 중국과의 교역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면서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두눈에 쌍심지를 켜고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과 이에 지지 않으려는 중국의 기싸움을 지켜 보면 단순한 무역분쟁을 넘어 세계 교역시장을 둘러싼 강대국간 파워 게임이 여실히 느껴진다. 미국과 전면전을 벌이는 중국이 조금은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는 미국산 쇠고기에서 광우병을 유발하는 척추뼈까지 발견하고 일시적으로 수입중단 조치를 내렸을 뿐 미국의 눈치를 보는 분위기다. 지금은 미국산 쇠고기를 다시 수입하는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중국처럼 전면전을 벌이지는 못할망정 정당한 실리를 요구하는 것조차 우리에겐 너무 요원한 바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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