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 진념팀 부실기업 마무리 결실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경제팀 수장격인 재정경제부 장관이 바뀐 것은 모두 4번. 이규성-강봉균-이헌재- 진념순으로 바통이 이어졌다.
출범과 함께 들어선 이규성장관의 1기 경제팀은 가장 두드러지는 성과를 올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가의 당면과제인 외환위기 극복과 개혁과제를 숨돌릴 사이 없이 수행해 냈기 때문이다.
당장 바닥이 보이던 외환보유액을 600억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투기등급이던 국가신용등급도 투자대상으로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이헌재 초대 금융감독위원장을 축으로 밀어부친 금융구조조정은 4년간 경제치적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이 황금라인'으로 기억하는 관료들이 많다. 절대절명의 위기가 역으로 자신있고 소신있는 정책을 낳았던 셈이다.
강봉균 장관의 2기 경제팀(99.5~00.1)은 외형적으로 가장 나은 성과를 올렸다고 볼 수 있다. 위기가 완전히 사라지지도 않았고 환율 불안 등에 시달리면서도 고성장-저물가- 저금리의 성적을 거뒀다.
상호출자 억제, 상속ㆍ증여세 강화 등 재벌개혁에서의 성과도 평가받고 있다. 주식시장이 급등한 것도 이 시기다.
다만 1기팀에 비해 구조조정은 더디게 진행됐다. 대한생명 외자유치 불발, 서울은행 매각 실패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구조조정의 전도사'로 불렸던 이헌재 금감위원장이 재경부장관으로 옷을 갈아입은 3기 경제팀은 개혁 피로감이 나타나고 위기의식이 풀어지는 시기라는 부담을 안고 출발했다.
2기팀이 외환위기 직후 대비 고성장이라는 '계절적 특수요인에 따른 고성장'이라는 혜택을 받았던 것과 반대로 고성장에 따른 상대적 저성장이 불가피하다는 부담도 안고 있었다.
마침 미국이 10년 호황을 끝내고 경기침체기로 들어서고 뉴욕 주식시장도 하락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악재였다. 국내경기와 주식시장이 모두 침체기에 빠진 것.
공적자금 추가조성 논란도 끊임없이 이헌재 경제팀을 괴롭혔다. 금감위원장에서 재경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금감위가 주도했던 구조조정에도 혼선이 나타났다.
결국 3기 경제팀은 국민의 정부에 들어선 경제팀 중 최단기(7개월)만에 진념 경제팀으로 바통을 넘겼다.
4기인 진념 경제팀은 개혁의 지속적인 추진과 경제침체 탈출이라는 상반된 과제를 떠안고 출범했다.
출범후 5개월만 재경부장관이 경제 부총리를 겸직하게 돼 한층 강력한 힘을 얻게 된 진 부총리는 이근영 금감위원장과 함께 그동안 지연돼온 부실기업 정리를 마무리 해냈다.
세계적인 IT경기 침체의 와중에서도 제조업 수출호조와 경기부양책에 따른 내수회복으로 지난해 플러스 성장을 이끌어낸 점도 성과로 꼽힌다. 외국인투자자들도 이를 높게 사고 있다.
그러나 현대투신 문제 해결이 지연되고 하이닉스반도체ㆍ대우차 매각도 거듭해서 해를 넘기고 있다는 게 감점요인이다.
지난해 2월로 마무리된 4대부문 개혁이 여전히 미진하다는 점도 앞으로 남은 과제로 들 수 있다. 특히 정권 말기를 맞아 여러 경로 분출되는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수렴해가며 경제회복을 앞당겨야 한다는 점이 최대과제로 지목된다.
이연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