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협상 주도권 강경파에 넘어간듯

탈레반, 최고지도자 오마르 이름 첫 언급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이 그들의 최고 지도자인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를 인질사태 이후 처음으로 언급해 협상주도권이 강경파로 넘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질사태 초기만 해도 대화와 협상을 강조하는 온건파의 목소리가 반영되면서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 간 끈질긴 수감자 석방 및 인질교환 협상이 전개됐지만 인질사태 10일째를 넘어서면서부터 ‘협상무산=인질살해’를 외치는 강경파에 협상주도권이 넘어갔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인질사태 12일째인 30일 오후 협상시한을 새로 제시하면서 이는 오마르가 이끄는 탈레반 최고 지도부인 ‘지도자위원회’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아마디는 한국인 남성을 추가로 살해했다고 주장한 뒤 “남성 인질부터 추가로 살해할 것이며 그 다음은 여성 인질 차례가 될 것”이라며 위협의 강도를 높였다. 특히 아마디는 “앞으로 인질살해 주기는 점점 짧아질 것이며 오늘 인질살해는 이러한 순차적 살해의 첫 단계”라고 말해 탈레반 내 강경세력의 목소리가 더욱 힘을 얻고 있음을 나타냈다. 조직의 정통성이 충성과 복종에 기반하고 있는 탈레반의 성격상 오마르의 영향력은 가히 절대적이라고 볼 수 있으며 탈레반이 오마르의 이름을 처음 언급한 만큼 앞으로 협상과정에서 오마르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탈레반은 한국인 인질사건과 같은 시기에 발생한 독일인 인질사건에서도 독일인 살해는 오마르가 이끄는 지도자위원회의 사형선고에 따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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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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