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관객수보다 관객과 만남 더 중요… 픽사같은 애니 스튜디오 만들것"

애니메이션 '소중한 날의 꿈' 제작 안재훈 총감독


6개월 전 개봉한 토종 애니메이션 '소중한 날의 꿈'이 잔잔하게 인기를 끌고 있다. 관객 200만명을 넘기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새로 쓴 '마당을 나온 암탉', 지난 11월 개봉한 '돼지의 왕' 등 다른 애니메이션의 성공 그늘에 가려져 있지만 예술영화관 등을 중심으로 아직도 상영 요청이 들어오고 있는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소중한 날의 꿈'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사춘기 소녀의 꿈들을 아름다운 배경 속에 담아냈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표는 그리 좋지 않은 편이 아니다. 6개월간 5만명을 갓 넘긴 수준. 지난 6월 23일 개봉 당시 119개 스크린으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해외 블록버스터들에게 밀려 사흘만에 10여개관으로 축소되는 바람에 관객과 만날 기회를 잃은 탓이다. 이 애니메이션을 총지휘했던 안재훈(43ㆍ사진) ㈜연필로명상하기 총감독은 "내겐 관객 숫자가 중요치 않다"고 담담히 말했다. "2000년 ㈜연필로명상하기를 설립할 때 열정을 가진 애니메이이터들이 그림으로 세상과 만나는 스튜디오를 만들자는 목표가 있었어요. 관객과 작고 건강한 만남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그런 철학이 들어간 중단편 애니메이션들을 계속해서 만들겁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산파였던 그에게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일 터. 안감독은 "회사 설립 이후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작품이어서 회사와 후속작들의 방향, 후배들의 기대감 등을 감안하면 더 잘됐어야 한다는 생각은 했다"며 아쉬움을 에둘러 표현했다. "개봉 당시 사흘만에 스크린에서 내려지는 것을 보고 당황스러웠다"는 그는 "보다 건강한 국내 영화 유통시장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안 감독은 "애니메이션은 스태프들의 열정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98분짜리 '소중한 날의 꿈'을 만들기 위해 100만장을 그렸고 그 가운데 최종 채택된 10만장만이 관객들에게 보여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연필로명상하기를 실질적으로 이끌어가는 2인중 한명인 안 감독은 "이 분야에서 세상을 놀라게 하고 싶은 열망이 여전히 크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애니메이터들은 사교성이 적고 외길로 가는 사람들"이라며 "세상에 서툰 후배 애니메이터들과 함께 앞으로 미국의 픽사나 일본의 지브리 같은 우리나라 최고의 스튜디오를 만들어 보이겠다"는 열정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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