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부터 이어져 오던 보행자 좌측통행 원칙이 100여년 만에 우측통행으로 바뀐다. 또 교차로 비보호 좌회전이 대폭 허용되고 차량 우회전 전용 신호등도 도입된다.
경찰청과 국토해양부는 2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교통운영체계 선진화 방안'을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 보고하고 올 하반기부터 이를 단계적으로 시행해 나간다고 밝혔다.
보행자 좌측통행은 1920년대 이후 일본 교통체계의 영향으로 도입됐지만, 차량이 우측으로 통행하는 교통 실정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경찰과 국토부는 국제 관행과 보행의 편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령 개정에 나서고 국민 불편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민적 공감대를 충분히 형성하고 교육 및 홍보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또 일방통행로처럼 보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는 도로에서는 보행자가 차량을 마주보고 다니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3차로 이하의 도로 교차로에서는 녹색 신호일 경우 비보호 좌회전을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우회전 차량에 대한 전용 신호등도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아울러 경찰은 통행량이 많이 감소하는 야간이나 휴일 대도시 외곽도로와 중소도시 지방도로에서 점멸신호등 운영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밖에 교통량 등을 고려해 신호통제의 필요성이 낮은 교차로를 단계적으로 무신호 교차로나 회전교차로 등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높은 교통사고율과 만성 정체에 따른 과다한 혼잡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표준에 맞는 새로운 교통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며 "공청회 등을 통해 국민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제도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