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단말기 한글 입력방식 ‘천ㆍ지ㆍ인’ 특허를 둘러싼 삼성전자와 조관현 디지털네임즈 대표의 1,000억원대 법정분쟁이 6년 만에 마무리됐다.
9일 서울고등법원 등에 따르면 조 대표는 지난 2002년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했던 손해배상 소송을 지난달 26일 취하했다. 조 대표는 2006년 특허법원에서 자신의 특허권을 인정했다가 올해 4월 대법원이 이를 파기 환송한 사건에 대해서도 소송을 취하했다.
양측이 6년 넘게 끌어온 소송을 그만둔 것은 더 이상 소송을 진행하더라도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 대표 측과 삼성전자 측 모두 합의 내용이나 향후 법률관계 등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소송 취하 조건으로 이를 언급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편 조 대표는 자신이 1996년에 특허 출원한 한글 입력방식을 삼성전자가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휴대폰 1대당 로열티를 3,000원으로 계산해 소송을 제기했고, 삼성전자도 특허심판원에 조 대표의 특허무효신청소송을 내는 등 2개의 소송이 진행돼왔다.
이번 사건은 ‘골리앗’인 삼성전자와 ‘다윗’인 조 대표의 대결구도에다 앞선 2번의 소송에서 1승1패를 기록했지만 최근 대법원에서 조 대표의 특허를 인정하지 않는 등 삼성 측이 유리한 고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송이 돌연 취하된 배경과 합의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