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유럽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정답인 것 같습니다."
양웅철 현대차 연구개발(R&D) 총괄 부회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베르사유' 전시장에서 열린 '2014 파리모터쇼'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양 부회장의 지적대로 이번 모터쇼의 두드러진 흐름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연비규제 극복을 위해 일찌감치 친환경차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올해 파리모터쇼는 친환경 모델 가운데서도 PHEV가 확실한 대세로 자리 잡았음을 분명히 보여줬다.
PHEV는 내연기관에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결합한 점은 기존 하이브리드차와 같지만 충전식이라는 점이 다르다. 순수 전기차와 같이 배터리를 충전한 뒤 처음에는 전기모터의 힘만으로 달리다 배터리가 소진되면 엔진을 켜고 기존 하이브리드차처럼 달린다.
주행거리가 짧은 전기차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하이브리드차에 비해서는 연비가 훨씬 우수하다.
이번 모터쇼에서 폭스바겐은 국내에서도 인기 높은 중형 세단 '파사트'의 PHEV 모델인 '파사트 GTE'를 월드프리미어로 공개했다.
이 차는 폭스바겐 최초의 PHEV 차량이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고 배터리를 완충한 상태에서 최대 1,000㎞의 주행이 가능하다"며 "이는 파리와 런던을 왕복할 수 있는 거리"라고 설명했다.
파사트 GTE는 배기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E모드' 상태에서도 최대 50㎞를 달릴 수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매년 10억유로(약 1조3,416억원)를 연구개발(R&D) 비용으로 투자하는 등 미래 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친환경차 개발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회사다.
이번 모터쇼에서 가장 넓은 전시공간을 확보한 르노는 '1리터카'이자 PHEV 콘셉트카인 '이오랩'을 공개했다.
1리터카는 1리터의 연료로 100㎞를 주행할 수 있는 차다. 폭스바겐의 디젤 하이브리드차인 'XL1'과 동급의 연비로 르노는 같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하는 소형차 '클리오'보다 무게를 400㎏ 가까이 줄였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최고급 세단 'S 500'에 PHEV 장치를 얹은 모델을 전시했으며 BMW는 PHEV 전용 모델이자 스포츠카인 'i8'을 선보였다.
현지에서 만난 BMW의 한 기술담당 임원은 "충분한 인프라 구축과 배터리 성능의 발전으로 전기차가 확실하게 대중화되기 전까지 PHEV는 실용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모델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중국과 미국에 이은 세계 3대 시장인 유럽에서 PHEV가 대세로 떠오르자 현대·기아차도 대응전략을 신속하게 마련할 계획이다. 우선 현대차는 내년 신형 '쏘나타'의 PHEV 모델을 국내에 출시해 가능성을 타진할 예정이며 기아차 역시 물밑에서 PHEV 차량 개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