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본시장 새패러다임을 찾아서] 獨노이어 마크트·佛누보 마르쉐

첨단기업 중심의 유럽 5개 증권거래소를 통합 운영하는 유로NM은 지난해 10월부터 이같은 문구가 들어간 광고캠페인을 유럽전역에 대대적으로 시작했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고 알이 부화해 한마리의 백조로 날아오르는 두 종류의 광고는 신흥 기술기업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묘사하고 있다.지난해 12월초 프랑스의 전자상거래 솔루션 개발회사인 인테그라(INTEGRA)는 독일 노이어 마크트(NEUER MARKT)의 200번째 기업으로 상장됐다. 99년5월 아트넷.컴(ARTNET.COM)사가 노이어마크트의 100번째 기업으로 상장된 지 불과 7개월만에 상장업체 수가 두배로 늘어났다. 신흥 고성장기업의 상장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 97년3월 설립된 독일판 나스닥시장인 노이어마크트는 올해 상장업체 수가 3배 이상 증가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로날드 바이허트 홍보실장은 『최근의 기업공개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00년말에는 노이어마크트의 상장업체수가 350개로 늘어날 것』이라며 기존 거래소시장의 변화를 예고했다. 올해 독일증시에 신규상장된 160개 기업 가운데 신흥기업들의 등용문인 노이어마크트에 상장된 기업이 140개로 전체의 85%이상을 차지한다. 프랑크푸르트증시의 중심이 전통적인 메인시장에서 신흥시장 중심으로 급속히 이전되고 있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노이어마크트는 지난해 하반기 신흥기업들의 상장이 몰리면서 적체현상을 빚기도 했다. 드레스너 방크의 전략분석가 레이너 게르다우씨는 『시장의 맨파워와 유동성이 확충돼 이제 한달에 30개정도의 신규기업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며 10월이후 시장이 빠른 속도로 정상을 되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이어 마크트는 상장업체수가 크게 늘자 지난해 7월1일부터 상위 50개사 주식으로 구성된 노이어마크트 블루칩 인덱스를 개발했다. 첨단 신흥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기관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발빠른 포석이다. 특히 벤처기업의 급격한 증가추세에 맞춰 매년 3월과 9월 두차례에 걸쳐 지수 선정기업을 교체할 계획이다. 노이어마크트는 99년 유럽 성장기업들의 시가총액 중 80%이상을 차지했고 거래량도 유럽 전체의 85%로 유럽 신흥거래소 시장을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 해외 상장기업수가 98년 8개에서 99년 32개로 늘어나 노이어마크트의 국제화도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 세계적인 인터넷 검색엔진인 라이코스는 유럽의 합작 벤처사인 「라이코스 유럽」을 올 2월경 노이어마크트에 상장할 예정이다. 라이코스 유럽이 상장될 경우 미 인터넷기업으로는 처음이며 공모가 40억달러로 노이어마크트 공개기업 중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독일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노이어마크트 상장을 위해 미국, 영국, 프랑스 등으로 부터 문의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다』며 향후 외국기업의 상장이 더욱 늘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프랑스는 독일 보다 앞서 지난 96년 2월 신흥 기술주 중심의 누보 마르쉐(NOUVEAU MARCHE)를 설립했다. 그동안 노이어마크트에 다소 밀렸던 누보 마르쉐도 최근 인터넷 붐을 타고 라이벌인 노이어마크트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누보 마르쉐의 거래량은 지난해 10월말까지 전년대비 135%나 증가했다. 크레딧 리노스 증권의 애널리스트인 장 파스칼 브리다디는 『최근 프랑스의 누보 마르쉐시장이 1년전 노이어마크트와 같은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며 향후 성장 가능성을 낙관했다. 누보 마르쉐의 상장 업체수는 지난 98년 75개에서 지난해 9월 처음으로 100개를 넘어섰고 시가총액도 61억유로에 달한다. 무엇보다 신규 상장되는 고성장기업들의 주가가 폭등하자 투자자들의 열기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데보팀(DEVOTEAM)이라는 첨단기술기업은 상장 6개월여만에 주가가 245%나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또 지난해 11월초 온라인 증권사인 부어스 디렉트(BOURSE DIRECT)의 신규상장에는 공모액의 40배이상의 자금이 몰렸고, 1주일 후 소프트웨어 업체인 엑세스 커머스(ACCESS COMMERCE)의 상장에는 개인투자자금이 공모가의 81배나 몰려 상장이 연기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첨단기업에 대한 투자가 이같은 과열현상을 보이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자상거래 서비스업체인 피 시스템(FI SYSTEM) 이나 정보기술 컨설팅그룹인 발테크(VALTECH)의 시가총액은 연간 수익의 수백배에 달한다. 이에 따라 누보 마르쉐는 공개 최소자본금과 상장후 유통주식수의 비율을 높이는 등 상장기업의 선발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노이어마크트도 지난해 9월15일부터 고성장 청단기업들의 상장요건을 보다 강화해 상장후 기존주주들의 보유 주식 매각을 6개월간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최고 1만유로의 벌금을 물리기로 했다. 유럽대륙의 신흥시장을 이끌고 있는 노이어마크트와 누보마르쉐를 통해 상장된 기업수는 지난해 총 200개사에 육박한다. 전통적으로 은행 중심의 간접금융에 의존하던 유럽기업들이 직접금융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이들 신흥 고성장기업들은 진입장벽이 높은 기존 거래소시장 대신 신흥거래소로 몰리고 있어 거래소의 세력판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파리·프랑크푸르트=이형주기자LHJ30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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