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ㆍ홍콩ㆍ마카오 등에서 일본 분유와 기저귀 등에 대한 사재기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방사선 누출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수입된 일본 물품을 미리 확보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이으면서 상당수 마트의 재고가 동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16일 난팡두스바오ㆍ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중국ㆍ홍콩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홍콩 프린스에드워드지역의 한 일본 아기식품 전용점 앞에는 지난 15일 700명이 분유를 사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 가게는 폭발적으로 분유 수요가 늘자 개인당 분유 매입 가능 개수를 8개로 제한하기도 했다.
이날 두 자녀와 함께 이 가게를 찾은 한 홍콩 주민은 "나중에 수입되는 분유는 방사선에 오염된 것일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섰다"며 "아기의 건강을 생각해 미리 분유를 확보해놓으려고 오늘 최대 매입 가능한 개수인 24개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마카오의 바바이반(八佰伴) 백화점을 찾은 한 고객은 한꺼번에 3만위안(510만여원)을 지불하고 글리코라는 일본 분유 8박스를 사갔다. 중국 광둥성 등 상당수 지방에서도 잇단 불량 분유 파동으로 자국산을 믿지 못해 일제를 사용해오던 주부들이 앞다퉈 대량 구매에 나서면서 분유와 기저귀 등 유아용품 가격이 최고 40%까지 급등했다.
일본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중국인 사업자는 "원전 사고로 일본산 해산물이 방사능에 노출될 염려가 있어 미리 대량으로 일본산 수산물을 매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당국은 일본산 분유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를 악용해 가짜 일본산 분유를 판매하려는 움직임을 포착하고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일부 업자들이 인터넷상에서 일본산 분유통 껍데기를 매입한다는 광고를 낸 다음 가짜 내용물을 집어놓고 재포장해 일본산인양 팔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홍콩 당국은 이에 따라 소비자에게 분유를 사용한 다음 통을 그대로 버리지 말고 부수거나 구멍을 내 폐기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