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원유선물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 A씨는 최근 자신이 가입한 원유펀드가 올해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원유가격이 올해 들어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변동이 심했지만 손실이 날 만큼 하락하진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원유관련 펀드는 올 들어 22일까지 평균 7.09%의 손실을 기록했다. 펀드별로 ‘한국투자WTI원유특별자산자 1’이 연초 이후 -4.80%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으며 ‘삼성WTI원유특별자산 1’은 -6.01%, ‘메리츠WTI인덱스특별자산 1’은 -8.39%를 기록해 투자자들이 자산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부텍사스유(WTI) 최근 월 선물가격은 지난해 말 배럴 당 79.36달러에 거래된 후 지난 22일 81.69달러로 마감하며 2.93% 오른 상태다. 이 같이 원유펀드들이 기초자산과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선물 투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롤오버(만기 연장)에 따라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원유펀드들은 대체로 원유 선물에 투자하게 되는데 보유하고 있는 선물이 만기가 다가오면 해당 선물을 팔고, 아직 만기 여유가 남아있는 다른 선물을 사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매매에 따른 비용이 발생하게 돼 실제 기초자산의 수익률 흐름과 격차를 보이게 되는 것이다. 김유선 삼성자산운용 인덱스운용팀 과장은 “현재는 만기가 먼 선물의 가격이 비싼 콘탱고 상황이기 때문에 롤오버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며 “선물에 투자하는 모든 상품들이 같은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실제 자산과 어느 정도 수익 차이가 발생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원자재 펀드 별로 기초자산이 선물에 투자하는지, 관련 기업의 해외나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지에 따라 각각 다른 수익률 흐름을 보이기 때문에 기초자산의 가격 변화를 따지기에 앞서 내가 투자한 펀드의 실제 벤치마크(추종자산)와 가격변화의 특징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해외에 투자하는 펀드 중에는 환율 헤지를 하는지, 안 하는 지 여부가 수익률을 갈라놓기도 한다. 환노출형 펀드의 경우 해당국가의 증시가 휴장할 때 증시와 관련된 기초자산의 움직임은 변하지 않지만 환율은 계속 변동하게 돼 실제 기초자산과 수익률 차이가 벌어진다. 예를 들어 이달 초 중국 본토 증시가 장기간 휴장했을 때 원화가치가 강세를 보이며 환노출형 펀드 가입자들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봐야 했다. 이밖에 국내에서 일본 증시의 움직임을 설명할 때 주로 닛케이지수를 이야기하지만 상당수 일본펀드가 일본 토픽스 지수를 따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펀드에 투자할 때 기초자산의 특성에 대해 더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