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비자금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 서부지검 형사5부(이원곤 부장검사)는 19일 태광그룹이 지난 2006년 쌍용화재를 인수할 당시 금감원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관련 의혹의 사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한 전날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이른바 ‘밀양 라인’을 통한 정치권 로비 의혹의 경우 로비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사에 대한 수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우선 서울지방국세청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태광그룹의 세무자료가 이호진(48) 태광그룹 회장의 비자금 의혹을 풀어줄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분석 작업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검찰은 특히 2006년 쌍용화재 인수 당시 태광그룹의 자격 요건이 미흡하다는 일부 지적에도 불구하고 금감원이 1개월도 안돼 승인한 배경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그룹계열사인 태광산업의 이선애(82) 상무가 장기간 수천억원의 비자금 운용을 지휘했다는 회사 내부자의 진술을 확보하고, 서부지법에 서울 장충동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두 차례 청구했으나 법원은 ‘피의사실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최근 이를 기각했다. 검찰은 이 상무를 비리의 핵심관계자 보고 증거자료를 추가해 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검찰은 태광그룹과 국세청에서 압수한 자료 등의 분석이 끝나면 국세청, 금감원, 정부기관 등의 관계자를 조만간 참고인 형식으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