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이상수 노동부장관 "노사정 현안 인내하며 대화로 풀 것" 비정규직법 더 미뤄선 안돼'공무원노조 가입대상 확대' 면밀한 검토후 논의도 가능노동시장 양극화 해소 위해 일자리 창출·사회안전망 확대국민 지지받는 노동운동을 사진= 이호재 기자 대담= 박민수 사회부장 minsoo@sed.co.kr 정리=김호정 기자 gadgety@sed.co.kr 관련기사 노사관계 선진화 로드맵은 취임 한 달을 맞은 이상수 노동부장관은 지난 10일 가진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노사정의 현안해결을 강조했다. 이 장관은 ‘한비자’에 나오는 얼굴을 조각할 때 처음에는 코를 크게 만들고 눈을 작게 만들어야 나중에 원하는 형태로 코는 더 깎아내고 눈은 크게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완전히 만족하지는 않더라도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자세를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비정규직법 입법과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한 법ㆍ제도 개선(노사 로드맵) 등 노사정간에 치열한 현안에다 심화되는 경제 양극화 현상이 맞물려 올해 노사정간 갈등이 심각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 장관은 “어려울수록 인내심을 갖고 신뢰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를 통해 현실을 같은 입장에서 보려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사회적으로 노사관계도 중차대한 시기에 장관직을 맡으셨다. ▦노동부장관에 지명됐을 때 주변에서 우려하는 의견이 맡았는데 막상 맡고보니 잘 맡았다는 생각이 든다. 첫째는 전문성 시비가 없어서 다행이었고, 일을 해보니 애정 있고 잘하는 분야에서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셋째로 정말 중요한 부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어서 행복하다. -올해 노사정 갈등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특히 비정규직 입법, 노사관계 선진화 로드맵에 대한 날카로운 대립 등 두 가지 측면이 작용하면서 경제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전반적인 상황이 어렵고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려울수록 인내심을 갖고 신뢰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노사정 대화 복원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취임 이후 다시 대화하자고 제안했고 오는 16일 11개월만에 노사정 대표자회의가 다시 열린다. -민주노총은 계속 거부하고 있는데. ▦민주노총이 노사정위원회에 안 나온다고 선언했지만 각종 위원회에는 나오겠다고 했고 아직 노사정대표자회의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 이번 회의에 나올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지만 참석을 기대하고 있다. -노사관계 선진화 로드맵을 풀어갈 계획을 말씀해달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논의가 상당히 돼 있는데 공식적인 논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의견이 많다. 우선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이를 다룰 논의틀부터 구성할 생각이다. 노사로드맵 법안에 대한 특별심의 기구를 만들면 접점이 생길 것이다. 총 34개 과제 가운데 24개 과제를 먼저 하려고 하는데 상당부분은 금방 일치될 부분이 많다. 24개 중에 일부만 우선 하자는 의견이 있는데 무엇보다도 노동위원회법을 빠른 시일 안에 바꿔야 한다. 비정규직법이 시행되면 차별시정위원회를 만들어야 하고 노동위원회 기능확대에 따라 조직개편도 해야되기 때문에 시급하다. 노사선진화법안은 노사정위에서 가까운 시기에 논의하고 국회에서 의결할 텐데 이것이 시간이 많이 걸리면 중립적인 부분 특히 노동위원회법은 4월이나 6월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내년부터 시행되는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방식 등은 6월 국회나 9월 국회에서 통과돼도 시행 가능하다. 상황에 따라 합의되는 내용부터 먼저 일부 통과시키는 그런 의견이 노동부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밀어붙이는 식의 법통과는 안 된다. 비정규법은 어차피 통과될 것이고 노사관계 로드맵은 필요하다면 단계적 사고방식을 갖고 논의해 보겠다. -노동계 동력이 많이 약화된 것 같아 보인다. 여론 지지도도 낮아지고 사회상황이 바뀌었는데도 투쟁방식이나 관행은 변하지 않고 있다. ▦노조 조직률이 10% 대 초반이어서 양 노총이 전체 노동자를 대표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그렇더라도 합리적인 노선을 취하면 되는데 국민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는 노선과 과제를 갖고 투쟁하다 보면 국민 지지로부터 멀어질 수도 있겠다는 그런 걱정도 해본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그런 노동운동을 해야 한다. 한국노총이 최근 출범 60주년을 맞아 노동운동 노선을 전환하는데 기대가 크다. -비정규직 법안은 다음달에 처리 가능한가. ▦더 이상 미룰 명분이 없다. 민주노동당도 한달 미뤄달라고 했으니 다음달에는 통과될 것 같다. -민주노총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데. ▦국회 논의만 1년을 넘었다. 대화의 한계점에 도달해 있다. 우선 법을 시행하고 중간에 문제가 있으면 고쳐나가야 한다. 완벽한 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비정규직의 확산을 막고 차별을 금지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물에 빠져 있는데 우선 건지는 게 중요하다. 구명보트를 던질 것이냐 헤엄쳐가서 꺼내올 것이냐 등 방법론을 갖고 계속 시간을 끌 수는 없다. -지방선거 이후에는 공무원노조와의 갈등이 불거질 것 같다. ▦참 안타깝다. 공무원노조법을 만든 것은 참여정부의 큰 성과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만들어낸 법이다. 법이 만들어지면 공무원들이 국민적 합의정신을 받아들여 합법적인 노조활동을 해야 하는데 가입대상 확대, 단체행동권 부여를 주장하면서 설립신고도 않고 법외노조로 활동하는 것은 옳지 않다. -공무원노조 가입대상이 너무 제한적이고 반발도 크다. ▦노조가입 대상에 대해서는 이 제도를 시행해 나가면서 면밀히 검토해 탄력적으로 좁힐 수 있을지를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법을 시행하면서 너무 좁다고 인정된다면 진지한 논의는 해볼 수 있다고 본다. -노동시장 양극화에 대한 해법은. ▦노동시장 양극화는 일자리창출과 사회 안전망 확대가 해법이라고 생각한다. 일자리 창출은 일하기 좋은 기업환경 만들어주고 잠재적인 경제생산력을 높이는 것인데 노동부로서 사회적 일자리 사업을 확대해 기여할 수 있다. 또 한 편으로는 고용지원 서비스를 선진화하고 직업능력 개발을 확장하는 것을 통해 양극화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취약계층에 대한 고용지원, 직업능력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외국인 고용허가제 시행이 1년반이 넘었는데 중소기업의 반응이 그리 좋은 것 같지 않다. ▦우리가 보기에는 점차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 처음에는 과거의 산업연수생제도를 이용해 쉽고 제한 없이 외국인 노동자를 쓸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일정한 절차를 밟고 조건을 맞춰야 하는 점에 반대했는데, 실제로 해보니까 더 낫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산업연수생제도의 맹점은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없고, 송출비리에 불법 체류자도 많이 양산했다는 점이다. 지금은 필요하면 바로 신청해서 일정하게 양질의 노동인력을 선택해서 받을 수 있다. -고령자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고령화 사회로 가면서 평생직장도 없어지고 평생직업도 사라지고 있다. 자기 생애에서 2번 내지 3번 직장을 바꿔야 할 것이다. 직업능력을 새롭게 개발해주는 제도가 가장 중요하다. 고령자를 위한 맞춤형식의 특성화된 직업능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고, 두번째는 임금체계를 바꿔야 한다. 연공서열식 제도에서는 나이가 들수록 임금이 올라가 기업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으로 성과급이나 직무급이 되고 임금피크제가 확대되면 기업 부담이 줄어들 면 나이든 사람도 일할 기회를 더 많이 갖게 된다. 더 나아가 정년제를 미국은 이미 위헌으로 보고 있다. 성차별을 금지하듯 나이에 의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데 우리도 현재 57~58세인 정년을 점차 올릴 수 있을 것이고 나중에는 아예 없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매우 활발하다. ▦저출산 가속화로 활용 인력이 적어져 여성의 참여가 중요하다.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우고 있는데 최근에 적극적 고용개선 조치를 취하게 됐다.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서 여성 고용비율이 낮아지면 시정계획을 내게 하고 국가가 개선을 요구하는 제도다. 그밖에도 직장보육시설 지원을 확대하고 육아기의 근로시간 단축제도 검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올해 포부를 밝혀달라. ▦여러 가지로 어려운 국면이지만 겸허하고 진실되게 인내심을 갖고 노사를 접촉하고 설득해 나갈 생각이다. 입력시간 : 2006/03/12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