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부동산시장의 최대 변수 중 하나로 꼽혔던 일시적 1가구 2주택 보유자들의 ‘양도세 회피매물 폭탄’ 우려는 불발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차기 정권에서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일시적 1가구 2주택 보유자들의 양도세 회피매물이나 처분조건부 대출자들의 매물이 올 가을 이후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집값 하락을 견인할 것이라던 업계의 예측이 철저히 빗나갔다. 올 여름까지만 해도 일시적 1가구 2주택 보유자들의 ‘매물폭탄’에 대한 예측은 꽤 설득력을 얻었다. 지난해 9~12월 사이 주택 거래량이 폭증했던 점을 감안해 그 당시 집을 매입했던 일시적 1가구 2주택 보유자들은 1년 안에 기존 주택을 처분해야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일시적 1가구 2주택 보유자들 중에 처분조건부 대출 매물이 연말까지 4만6,000여건이 대기 중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부동산시장을 경직시켰던 게 사실. 처분조건부 대출 매물이란 이미 주택담보대출을 한번 받은 사람이 투기지역의 주택을 구입할 경우 1년 안에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해주는 것으로 1년 안에 처분조건부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 15% 이상의 연체이자를 물어야 한다. 이후 3개월 안에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경매 등 강제상환 절차에 들어가게 돼 시장에 급매물이 쏟아져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러한 전문가들의 전망에 대해 현장 중개업소에서는 코웃음을 치고 있다. 강남구 삼성동 삼성공인중개사의 한 관계자는 “양도세 몇 푼이 아까워 집값을 1,000만~5,000만원씩 내려 급매물로 내놓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며 “차기 정권에서 규제가 완화되면 양도세보다 훨씬 더 큰 시세차익을 누릴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매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연말 일시적 1가구 2주택 보유자들의 매물 폭탄을 우려해 미리 급매물로 기존 주택을 처분한 일시적 1가구 2주택 보유자들도 일부 있다. 강남구 신사동 대신부동산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이 아무리 침체됐다고 해도 급매물은 한 두개씩 꾸준히 거래가 돼왔다”며 “1가구 2주택 보유자들의 경우도 일찍부터 급매물로 내놓아 지난 5월부터 여름까지 거래가 된 케이스가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 서초동 서울부동산 관계자는 “고가 아파트를 투자 목적으로 여러 채 보유한 소위 자산가들이 대출금 몇 억원을 갚지 못해 기존 주택을 급매로 처분한다는 생각 자체가 난센스”라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이 경직되면서 물건을 내놓기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상황을 비켜가는 경우도 등장하고 있다. 송파구 가락동 덕수부동산랜드 관계자는 “부동산을 처분하지 못한 1가구 2주택 보유자들은 집값을 더 낮추는 것보다는 자식한테 증여, 차라리 증여세를 내겠다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