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SectionName();
[기자의 눈/11월 3일] 똑똑한 야당이 필요하다
임세원기자 (정치부) why@sed.co.kr
정치부 기자 입장에서 가장 안타까운 일은 그 자체로는 '얘기'가 되는데도 야당이기 때문에 기사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다.
야당은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정부를 비판하거나 솔깃한 정책제안을 해도 좀처럼 기사로 실리지 않는다. 의석 수에서 밀리므로 현실화할 가능성이 극히 낮기 때문이다. 그래서 야당은 여론의 주목을 끌기 위해 과격한 행동을 불사하고는 한다.
자유선진당 의원들은 요즘 특히 서러움을 느꼈을 테다. 최근 몇몇 선거법 관련 판결로 의원직을 잃어 교섭단체 지위에서 떨어진 그들은 말 그대로 군소야당이 됐다. 그들이 겪는 설움은 옆에서 보기에 부당해 보이기까지 하다.
일례로 선진당은 충청권의 민심을 대변하는 정당이지만 세종시에 관해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한다. 언론의 기사도 온통 정운찬 국무총리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쏠릴 뿐이다.
여론의 눈을 끌어야 한다는 절박함 탓이었을까. 2일 열린 본회의에서 선진당 의원들은 연단에 선 정 총리를 가로막고 "총리가 하는 대통령 연설은 못 듣는다"며 소리쳤다. 한 의원은 총리의 팔을 잡았다 한나라당 의원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선진당 입장에서 세종시 문제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총리에게 대신 읽게 한 대통령과 이를 받아들인 총리를 비판하는 일은 맞다. 그 과정에서 일어난 본회의 소동은 충청도민에게는 할 말을 하기 위한 '시위'로 여겨지리라 기대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충청도민을 포함한 국민은 정치인들의 몸싸움에 제일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국민은 청와대와 여당의 잘못을 인지하기도 전에 야당 의원들의 소동에 고개를 젓는 것이다.
야당은 힘이 없다. 언론의 주목을 받지도 못한다. 하지만 이 사실이 그들의 몸싸움과 막말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그동안 선진당은 절차를 지키는 야당임을 강조해왔다. 지금 그 길이 한계가 보인다고 해서 멈춘다면 선진당이 여권의 잘못을 드러낼 길은 멀어질 것이다. 작지만 똑똑한 야당을 국민은 기다리고 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