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기로에 선 중국 경제] "인프라건설 등 재정정책 추진… 부동산 거품 서서히 꺼질 것"

쑨쉐궁 中국가발전개혁위 경제연구소 부소장


"경기조정은 부동산산업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점을 중국 정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변화를 통해 경제가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단기적인 충격에 대비해 쿠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인프라 건설, 서민주택개량사업 등을 추진할 것입니다".


쑨쉐궁(47·사진) 중국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지난달 말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로 떠오른 부동산 시장 거품이 급격한 붕괴보다는 정부의 적절한 통제 아래 서서히 가라앉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기둔화와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부동산 시장에 분명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시장 전체에 충격을 주기보다는 긴 시간을 두고 중국 경제의 정상화 과정에 편입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거시경제를 총괄하는 NDRC 경제연구소에 20년 넘게 몸담고 있는 쑨 부소장은 중국 경제정책 수립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산업·부동산·리스크 등을 예측하는 쑨 부소장을 중국 경제전문가들은 NDRC 소장파의 선두주자로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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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거품의 자연스러운 해소를 전망하는 쑨 부소장이지만 그림자금융 등 금융 리스크와 부동산 거품의 결합에 대해서는 우려했다. 그는 "그림자금융도 나름대로 중국 경제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하지만 부동산신탁과 결합되며 대출, 자산 규모가 급격하게 늘었고 이러한 급팽창이 부동산 거품의 리스크를 커지게 한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쑨 부소장은 부동산 거품 리스크에 대비해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보다 1,500억위안 늘어난 1조3,500억위안의 재정적자를 편성한데다 삼공경비 (공무접대·해외출장·관용차)를 철저히 통제해 일반지출을 억제하고 있는 만큼 재정은 인프라 건설, 도시공사, 보장성 주택 등 부동산 거품 붕괴의 쿠션 역할을 할 수 있는 사업에 우선 투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거품과 함께 중국 경제 리스크로 떠오른 회사채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대해 쑨 부소장은 정상적인 것이고 중국 내 회사채 시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기업 부도를 정부가 책임진다는 배경에 디폴트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 비정상적인 것이었다"고 말했다. 쑨 부소장은 기업 디폴트가 은행의 리스크로 확대되는 것을 막으면서 질서 있게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과 관계된 기업의 부도가 문제지만 중국 은행들은 아직은 부실채무가 적고 수익률이 높아 리스크 대응력이 충분한 만큼 재정투입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쑨 부소장은 중국의 올해 경제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중국 경제가 조정 단계에 있을 뿐 서구 언론들이 우려하듯 둔화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개발도상국의 소득 증가는 구조조정의 중요한 동력이며 지속적인 경제성장은 다시 구조조정을 견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쑨 부소장은 최근 우려를 낳고 있는 1·4분기 경제지표 부진이 올해 전체 중국 경제전망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2월 통계수치가 비관적이라는 점에서 1·4분기 성장률은 7.4%에 머물 것"이라며 "하지만 단기적이고 주기적인 변동요인에 따른 하락일 뿐 추세적인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쑨 부소장은 '지난해 4·4분기 성장률이 7.8%라는 점을 감안하면 0.8%포인트의 하락은 단기적으로 충격을 줄 수는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중국 경제 비관론자들과 인식을 같이했다. 물론 쑨 부소장도 과잉생산, 기업 수익 하락, 금융·재정 등 각종 리스크, 스모그 등 환경에 대한 제약 강화 등의 변수가 올해 경제성장목표 달성의 난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했다. /베이징=김현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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