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결함으로 다른 원전 1기가 정비 중인 데다 부실 정비로 원전 운용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문제가 반복되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한빛 3호기가 4일 오전 8시 45분께 고장으로 가동 정지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터빈발전기만 정지한 상태로 원자로가 정지되지 않아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원인을 규명하고 전력난을 감안, 이른 시일 내에 정비를 완료하고 가동을 재개할 방침이다.
한빛 3호기는 지난해 11월 계획예방정비 중 원자로 헤드 안내관에서 미세한 균열이 발견돼 ‘덧씌움 용접방식’으로 수리를 마치고 지난 6월 재가동했다.
이 과정에서 ‘짝퉁 부품’ 파문으로 원전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면서 주민들의 안전 검증 요구가 높았다. 원전 당국은 주민들과 검증단을 꾸려 합동 검증까지 벌였다.
주민들은 당시 원전 당국의 검증을 믿지 못하겠다며 국제 전문기관에 의뢰, 점검을 맡겼다.
당시 여름철 전력난으로 원전 재가동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제기관의 검증 결과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받은 주민들은 재가동에 합의했다.
어려운 과정을 통해 재가동에 이르렀지만 결국 6개월 만에 겨울철 전력난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한빛 3호기가 또다시 멈췄다.
현재 한빛 4호기(설비용량 100만㎾급)도 원자로 헤드 안내관 균열로 정비 중인 상태다.
한빛 4호기의 안내관 균열은 이미 지난 계획예방정비 중 발견된 결함이라는 데 심각성이 더하다.
당시 원전 당국은 안내관 균열을 발견했음에도 안전에 문제가 없다며 재가동을 결정했다.
결국 이번 정비 기간에 균열이 추가로 발견되자 정비 기간까지 연장하며 보수 작업에 착수했다.
한빛 2호기(설비용량 95만㎾급)도 올해 초 계획예방정비 중 증기발생기 수실의 균열을 용접하면서 승인되지 않은 방식으로 작업이 이뤄진 것이 확인돼 가동이 정지됐다.
이후 원전 당국은 주민들과 검증단을 꾸려 안전 점검 뒤 재가동했다.
주민들과 환경단체는 전력난 명분을 내세워 재가동을 서두르는 듯한 원전 당국의 태도가 문제 재발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관용 한빛원전 민간환경감시센터 위원은 “어렵게 한빛 3호기를 재가동했는데 6개월 만에 또 멈추고, 같은 문제가 다른 발전소에서도 나타나면서 불신이 커지는 것”이라며 “고장으로 가동이 멈추면 전력난을 들어 문제없다며 재가동을 서둘러 문제가 재발하는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미디어부